제너럴 매니저 로드 톤이 이것저것 모아 제공한 ‘재료’로 바이런 스캇 감독이 만들어낸 뉴저지 네츠의 신데렐라 시즌. 꿈의 ‘무도회’에 도착, 실컷 두들겨 맞다보니 어느새 자정이 다 됐다. 네츠는 결국 수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4회 동안 실컷 두들겨 맞기만 하고 나가떨어지려고 도전장을 내밀었나.
올해 겨우 ‘만년 꼴찌’의 탈을 벗고 NBA 결승 무대에 오른 네츠의 체면이 말이 아니다. 구단사상 첫 결승진출의 기쁨도 잠깐, 디펜딩 챔피언 LA 레이커스에 몰매를 맞고 있다. 지더라도 한번은 때려보고 져야 체면이 설텐데 이 대로 끝난다면 네츠의 ‘첫 경험’은 평생 잊지 못할 악몽으로 남게 된다.
"네 아내와 자식 앞에서 마구 팬 뒤 살려주마." 한때 NFL의 LA 레이더스에서 활약했던 수비수 라일 알자도가 상대 선수들에게 자주 내뱉던 협박. 그 수모를 안고 평생 살라는 말이 실감난다.
1차전에서 일찌감치 23점차로 뒤떨어져 진 경기에서 체면치레로 점수차(99대94)만 좁혀 일부 팬들에게 헛된 희망만 안겨줬던 네츠는 2차전에서도 23점차(106대83)로 무기력하게 주저앉았다. 이어 안방에서 벌어진 3차전에서도 내용만 좀 좋아졌을 뿐 결과는 같았다. 106대103. 레이커스의 3연승.
’NBA 파이널’ 역사상 3연패 뒤 4연승을 거둔 챔피언은 없다. 더군다나 실력이 한참 아래인 네츠의 대반격은 상상도 할 수 없다. 그러나 네츠의 1승은 이제 체면문제다. 이 대로 쓰러진다면 네츠는 모처럼 잡은 기회에 레이커스-새크라멘토 킹스 시리즈에서 치솟았던 TV 시청률을 다시 바닥에 깔아놓은 ‘역적’에 불과하다.
네츠의 문제는 40점에 가까운 레이커스 센터 샤킬 오닐의 평균득점, 코비 브라이언트의 폭발력, 12년만에 9번째 우승을 노리는 필 잭슨감독의 지휘력만이 아니다. 8번시드 인디애나 페이서스와의 시리즈에서 1라운드 탈락의 벼랑끝에 몰렸다가 최종 5차전 연장 대접전 끝 살아난, 탑시드에도 불구 열세가 점쳐졌던 보스턴 셀틱스 시리즈에서 NBA 플레이오프 사상 최악의 연전패를 당하고도 또 살아난 그 투지가 실종상태다. 레이커스 선수들이 "결승시리즈 같은 기분도 안 난다"고 말할 만 하다.
지난 76년 NBA에 합류한 뒤 바닥만 훔쳐온 네츠는 올 정규시즌 52승을 기록, 애틀랜틱 디비전 챔피언의 감격을 안았다. 그리고는 동부 1번시드로 플레이오프에 올라 구단사상 처음으로 결승무대에 오르며 ‘동부의 클리퍼스’란 불명예의 탈을 벗었다.
그러나 네츠는 이제 1승이라도 건지지 못하면 애써 새로 쓴 역사에 NBA 사상 가장 싱거운 도전자로써 마침표를 찍게될 초라한 신세에 쳐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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