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인가정 젊은 엄마들 사이
▶ 엄마들이 돌아가며 동네아이들 돌봐
훼어팩스 옥톤 아파트에 사는 5살짜리 예지는 매일 오전 10시면 이웃집으로 향한다. 그곳엔 동네친구들이 벌써 와 기다리고 있다. 예지와 6명의 이웃집 아이들은 장난감 놀이에 신을 내다 비디오도 보고 노래도 부르며 선생님이 읽어주는 동화책 이야기에 귀를 모은다. 함께 점심을 먹고 오후에는 바깥 놀이터에서 미끄럼, 그네도 타고 잔디밭에서 공놀이도 하며 하루를 보낸다. 예지와 아이들의 교사는 엄마다.
이 아파트의 엄마들은 지난해 공동 육아제를 만들었다. 이웃에 사는 몇몇 한인 엄마들이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돌아가며 아이들을 돌본다. 이민생활의 큰 고민중의 하나인 육아를 가장 훌륭한 교사인 엄마들이 공동으로 풀어가는 이른바 품앗이 육아인 셈이다.
품앗이 육아는 월 7-9백달러가 드는 베이비 시터나 유치원에 맡기는 비용의 부담을 들어주지만 무엇보다 아이가 엄마의 품과 손길을 가장 필요로 하는 시기에 엄마와 떨어지지 않고서도 사회성과 공동체 의식을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엄마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아이 둘을 키우는 주부 이은미씨(33)는“경제적 부담과 육아 스트레스가 만만찮았는데 이웃간 서로 상부상조하면서 아이들을 키우니 삶이 보다 즐거워졌다"고 말했다.
유아교육 전문가인 김형조씨는 “육아 스트레스때문에 우울증에 걸리거나 심하면 가출하는 엄마들도 있다"며“공동 육아제가 가정의 화평을 위해서도 큰 매력이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품앗이가 자발적이고 사적인 모임이기에 한계도 적지않다. 우선 집이 가깝고 아이들의 연령, 아이들에 쏟을 수 있는 시간등 서로의 처지도 비슷해야 한다는 점에서 모임 구성 자체가 쉽지 않다. 또 내가 과연 다른 집 아이들을 돌볼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도 있다. 아이들의 안전문제도 고려해야한다.
한국에서부터 공동육아의 경험이 많은 조미령씨는“가까이 사는 이웃들끼리 자연스럽게 만나 마음을 연 뒤 함께 아이들을 키운다는 생각으로 서로의 입장을 잘 살펴 모임을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인사회가 커지면서 주부들의 최대 고민인 육아문제를 공동으로 해결하는 품앗이 육아가 점차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애난데일의 패트리엇 빌리지에서는 이미 몇 년전부터 품앗이형태의 공동육아를 실시중이며 센터빌등 몇몇 한인밀집 동네에서도 모임이 추진중이다.
센터빌의 김혜영씨(35)는 “이웃 주부들과 공동으로 아이들을 키우는 문제를 논의중"이라며“의외로 엄마들의 관심이 높아 놀랐다"고 말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