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태극전사들이 48년만에 월드컵 첫 승리라는 위업을 거두자 시카고지역 한인들도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다.
한국팀이 동유럽의 강호 폴랜드를 시종일관 압도한 끝에 2-0으로 완벽한 승리를 얻어낸 4일 하루종일 시카고지역의 한인들은 직장에서나 가정에서 온통 축구얘기로 시간 가는 줄 몰랐다.
94년 미국과 98년 프랑스 월드컵 당시 스패니쉬 TV방송을 보며 목터져라 응원을 했는데도 한국팀이 패하는 경기만을 봐야했던 한인축구팬들은 이날 하루만큼은 그야말로 48년 묵은 체증이 싹 가시는 듯한, 가뭄 끝에 내린 단비같은 희열을 맛보았다.
한인회가 LG전자, 관광공사의 협조로 마련한 대형 TV가 설치된 한인회관에 모인 수십명의 한인들은 열띤 응원전을 펼치다 전반과 후반 연달아 골이 터지자 ‘만세’를 연호하며 서로 얼싸안고 감격해 했으며 어떤 이는 너무 기쁜 나머지 눈물을 글썽이기까지 했다.
새벽 1시부터 열린 중국과 일본전부터 보기 위해 월차까지 내가며 새벽내내 TV를 봤다는 김종호씨(시카고거주)는 “중국이 지고 일본은 비기는 것을 보니 내심 한국도 지거나 비기는 것 아닌지 무척 불안했다"면서 “그러나 막상 경기가 시작돼 2-0으로 완승을 거둔 것을 보니 정말 통쾌하기 그지없다"고 말했다.
샴버그에 거주하는 천수복씨는 “이길 것이라고 기대는 했으나 상대팀보다 한국 선수들 체력이 왜소해서 내심 걱정했는데 완벽하게 승리해 너무 자랑스럽다. 인내심과 강한 투지로 선수들이 게임에 임한 것 같다"고 전했다. 노스부룩의 장정현씨는 “새벽 1시부터 중국, 일본, 한국의 경기를 연이어 관전하느라 어젯밤에 한 숨도 자지 못했는데 한국팀이 첫 승을 거둬, 피곤한 줄 모르고 있다. 일심 조기축구회에서 열심히 운동하고 있는 축구인의 눈으로 한국이 미국, 포르투갈도 모두 꺾고 16강에 오르는 것은 물론 8강까지 갈 것으로 본다"고 소감과 전망을 전했다.
2002한일월드컵 서전을 멋지게 장식한 한국팀의 다음 상대는 10일 맞붙게되는 미국. 미국에 사는 동포들에게는 제2의 조국과의 일전이라 어느 팀의 승리를 기원해야 하는지 혼동도 있을 수 있으나 상당수 한인들은 고국인 한국이 폴랜드처럼 시원하게 이겨주길 내심바라고 있다. 한편 한인회는 10일 미국전(오전1시30분/채널66)과 14일의 포르투갈전(오전6시30분/채널66)도 한인회관에서 대형TV를 통해 응원하는 자리를 마련할 예정이다.
이해원기자 dhlee5@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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