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26일 열린 시카고 노인센터 오픈 하우스는 하재관 사무장에게는 특별한 날이었다.
9년 전 한인 연장자들을 위해 노인상담실을 운영하던 중 연장자들을 위한 탁노시설의 필요성을 절감한 하 씨는 당시 병원에서 음식 디렉터로 일하던 아내와 함께 노인센터를 시작했다.
일리노이 주립대학에서 사회사업 석사과정을 마치고 시카고 노인 주택청에서 20년 간 근무했던 경험과 아내의 확신이 원동력이 돼 시작한 노인센터에 대해 당시 주위에서는 운영이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적인 시각도 적지 않았다고 한다.
9년 후 대지 1천1백평에 공사비 2백60만 달러에 달하는 노인들의 보금자리를 마련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하 씨는 “무엇보다도 노인센터를 아끼고 사랑하는 연장자분들의 애정어린 도움과 남모르게 도움을 주었던 독지가들, 사명감을 갖고 일한 직원들의 노고덕분”이라고 말했다.
하씨는 “언젠가 지금은 고인이 되신 녹용집 김순임 할머니가 도시락 봉지를 하나 들고 오시더니 저를 보자고 하더군요. 가끔 햄버거를 사오시기도 해서 햄버거인 줄 알고 함께 드시자고 했더니 저더러 그 도시락 봉지를 풀러 보라고 하시더군요. 봉지에는 백 달러 짜리 지폐 50장이 들어 있었습니다. 저는 놀라서 이게 무슨 돈이냐고 물었더니 할머니는 좋은 일에 써달라고 하더군요. 그 돈으로 당시 가장 필요하던 중고 미니 버스를 한 대 장만했었죠”라며 “김순임 할머니 외에도 남모르게 노인센터를 위해 써달라며 도움을 준 많은 분들이 있었기에 오늘 같은 날이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라고 회고했다.
하 씨는 또한 “이처럼 도움을 주신 분들이 있기에 더욱더 노인센터를 잘 운영하려고 애썼습니다. 직원들이 열심히 일해주고 비용을 절감해 노인센터부지를 장만하기에 이르렀죠. 주정부에서도 저희 센터의 확장계획에 대해서는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습니다. 건전하고 모범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모든 일들은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이라는 하 씨는 “노인센터의 주인은 할아버지 할머니들입니다. 앞으로도 할아버지 할머니들과 함께 걸어가자는 노인센터가 될 것입니다”라고 강조했다.
이형준기자
jun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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