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인이 같은 한인들을 상대로 사기행각을 벌인 일이 발생했다.
피해자중 일부는 보상을 받을 길이 열린 것이 다행한 일이지만 어디다 내놓고 말하기도 창피한 일이었다.
사건의 개요는 이러하다.
샌프란시스코 필모어 아파트에 거주하는 한인 5명이 렌트비 선불금과 디파짓 명목으로 관리사무실의 한인 직원에게 돈을 냈으나, 김모라는 이 여직원이 중간에서 가로채고 회사에는 입금을 시키지 않은 것이다.
김씨의 사기행각은 교묘했다. 유학생들이 미국내에 크레딧이 없다는 약점을 이용, 6개월-1년치 렌트비를 선불하라고 요구했다.
문제는 피해자들이 회사가 아닌 김모씨의 이름으로 수표를 써주거나 현금을 건넸다는 데 있다. 비록 수표를 쓴 사람들은 보상받을 길이 열렸지만, 현금으로 낸 사람들은 김모씨가 붙잡히기 전까지는 렌트비를 냈다는 사실을 증명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같은 한인들을 상대로 한 사기범들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이역만리 미국에서 만난 동포를 믿고 의지하는 약자의 심리를 이용해 돈을 갈취하는 이들 사기범들은 대개 미국사회에 피해자들보다 조금 일찍 왔고 영어를 조금 더 잘한다는 무기 하나로 초기 이민자들을 울리고 있다.
오죽하면 "한국 사람을 제일 조심하라"는 소리를 같은 동포끼리 주고받겠는가?
그러나 한편으로는 피해자들에게도 문제가 있다. ‘한국식’ 편법을 이용해 쉽거나 빠른 길을 찾으려는 심리를 사기범들이 꿰뚫고 있고, 이 때문에 사기범들이 활개를 치고 있는 것이다.
노인아파트나 일부 인기지역 아파트에 편법으로 입주하려는 사람들 때문에 사기피해가 발생하거나 한인에게만 부당한 선불요구가 그치지 않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주립대학 인근의 대단위 아파트는 과거 일부 유학생이 렌트비를 떼먹고 귀국해 버리거나, 아파트를 비우면서 친구에게 넘겨주는 식의 편법을 동원하는 것이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이 때문에 아파트측은 한국인에게만 1년치 렌트비를 선불하도록 요구하고 한인이라면 색안경을 끼고 신청서를 심사한다고 알려졌다.
소위 ‘명문학군’으로 알려진 지역에 주소를 위장전입했다가 발각되거나 골프장에서 새치기 하는 한인들이 있어 망신을 사는 일도 있었다.
모두가 한국식 편법을 이용하려다 망신살이 뻗친 경우들이다.
언뜻 보면 둔해 보이는 미국인들이지만, 이들이 만들어 놓은 시스템은 매우 정교하다. 인간에 대한 신뢰를 기본으로 짜놓은 이 시스템을 편법으로 망치려다가 한국인 전체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지나 않을까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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