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이 우선이냐, 가정이 우선이냐’
살다보면 가끔 이런 생각을 할 때가 있다.
당연히 일보다는 가정이 우선이어야 옳을 것이다. 일이 아무리 중요하다고 해도 가족보다 먼저일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네 삶은 그렇게 살기 쉽지 않게 만든다. 생계에 쫓겨 바삐 살다보면 가정은 뒷전으로 밀리기 일쑤다. 특히 각고의 노력 끝에 어렵사리 좋은 일을 이루었다면 그것을 버리기란 더욱 어렵다.
그런 의미에서 캐런 휴즈 미국 대통령 고문이 아들의 대학진학과 다른 자녀를 돌보기 위해 공직을 사임하고 고향으로 돌아가기로 했다는 소식은 감동적이다.
휴즈 고문은 지난 주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조지 W . 부시 대통령에게 아들의 대학진학을 비롯한 일신상의 이유로 사의를 표명했다고 발표했다.
휴즈 고문은 "남편과 본인은 딸 , 손녀, 그리고 아들이 지내는 고향 텍사스주로 돌아가기로 했다"며 "특히 아들은 지금 대학진학을 앞두고 있어 우리 부부는 아들과 함께 있기로 했다"고 사임 배경을 밝혔다.
부시 대통령도 "그에게는 정부를 위한 봉직에 앞서 가족이 더욱 중요했다"며 "그의 그 같은 생각을 전적으로 동감하고 존중한다"고 화답했다.
휴즈 고문은 지난 94년 텍사스 주지사에 출마한 공화당의 부시 후보 진영에 가담해 공보비서를 시작으로 2차례 주지사 선거와 지난 2000년 대선에서 부시 후보를 위해 크게 활약했다. 그 뒤 대통령 고문에 임명돼 그 동안 부시 대통령의 백악관 전략기획업무를 총괄해 왔다. 대과가 없는 한 그에게는 출세가 보장돼 있었다.
그러나 그는 이렇듯 막강한 자리를 오직 가족들을 위해 훌훌 털어 버린 것이다.
그도 일과 가정을 함께 지킬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았을 것이다.
그러나 백악관에서 대통령을 보좌하는 일이 어디 한가한 일인가. 도저히 두가지를 양립시킬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을 것이다.
이 경우 많은 사람들은 가족들이 다소 희생되더라도 일을 버리는 선택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특히 권력이나 부의 중심에 있는 사람들은 더욱 그럴 것이다. 어떻게 하던 자리를 지켜 일신의 영달을 추구할 것이다.
가족들을 위해서 좋은 자리도 마다할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마음을 비우고 산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그런 마음으로 권력의 주변에서 아웅다웅하는 사람들을 보면 얼마나 측은해 보일까.
휴즈 고문같은 사람을 청와대에서 만날 수는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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