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아내에게 도끼를 던지고, 여자들이 손가락을 물어 뜯으며 싸우고… 세상이 어떻게 돼 가는 걸까?”
23일자 본보 미주판을 펴든 사람들 입에서 터져 나온 말이다. 남가주 로마린다에서는 지난 22일 40대 초반의 남편이 별거 중인 아내를 찾아가 도끼를 던지고 칼로 위협해 아내를 납치한 사건이 발생했다. 그런가 하면 지난 20일 밤에는 LA에서 한인 여성 두명이 서로 물어 뜯으며 싸워 한 사람의 손가락이 거의 잘려 나갈 정도가 되었다고 한다.
그에 앞서 2주전에도 술취한 한인들끼리 난투극을 벌이다가 그중 한 남성이 상대방 3명을 돌아가며 물어 깊은 상처를 입힌 일이 있었다.
“옛날에는 상상도 못하던 일들이 요즘 비일비재하다”는 것은 가정 상담소 관계자들의 관찰이기도 하다. 한 상담 전문가의 말이다.
“15년 전 한 아버지의 하소연이 생각납니다. 10대의 아들이 ‘내가 힘만 세지면 아버지를 가만 두지 않겠다’고 한 말에 충격을 받아 이런 자식을 처벌할 길은 없느냐며 분개하던 음성이 지금도 귀에 쟁쟁합니다. 그땐 그만해도 큰 사건이었지요. 지금은 30대의 아들이 60대의 아버지를 무능하다며 구타하는 일도 있습니다. 세상이 점점 험악해지고 있어요”
언행이 거칠고 난폭해져서 집단적으로 묵직한 불쾌감에 빠지는 것은 오늘 미국사회 전반의 분위기이기도 하다. 공적 아젠다라는 비영리 조사기구가 최근 조사한 바에 의하면 무례하고 거친 태도가 미전국에 걸친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거의 80%에 달한다. 길만 나서면 난폭 운전자들을 만나 기분이 상한다고 답한 사람이 절반 이상이다.
아울러 직장에서도 동료들간 도무지 남에 대한 배려가 없이 무례하게 행동해서 불안, 우울증을 초래하고, 일에 대한 만족도와 생산성을 떨어트리는 것으로 한 조사에서 밝혀졌다.
기분의 특징은 전염성이다. 누군가 내게 무례하게 굴면 내 기분이 나빠지면서 다른 사람을 기분 나쁘게 대하게 되고, 그리고 나면 그 사람이 또 다른 사람의 기분을 상하게 하고…일종의 도미노 현상이 일어난다.
한인사회 주변의 난폭행위들을 남의 일로만 여길 수는 없다. 불쾌한 여운이 돌고 돌아 언제 나에게 미칠지 알수 없는 일이다. 한인사회의 기류를 밝고 명랑하게 바꾸는 것이 최선인데 방법은 기분의 도미노 현상을 역이용하는 것이다.
나쁜 기분 못지않게 좋은 기분도 전염성이 강하기 때문이다. 누군가로부터 기분 좋은 대우를 받으면 가슴이 따뜻해져서 자신도 모르게 남에게 친절을 베풀게 되고 그것이 기분 좋은 연쇄작용으로 이어진다고 한다. 내가 그 최초의 ‘누군가’의 역할을 맡는다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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