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런이야기 저런이야기
▶ <옥세철 논설실장>
말하는 것을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고 한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 인격의 수준만큼 말하고 행동하기 때문이다.
인격은 도덕적 행위를 하는 존재로서의 한 개인의 품성과 품위를 나타낸다. 말과 행동이 얼마만큼 품위가 있는가가 그 사람의 인격수준을 알려준다.
말이 상스럽고 무례할 경우 아무래도 그 사람의 인격 수준은 낮아 보인다. 또 그런 사람에게서는 높은 도덕 수준을 기대하기가 힘들다. 그러므로 한 개인의 인격은 언행으로 측정된다.
한 사회의 성숙도도 그 사회에서 보통 쓰여지는 말과 사람들의 행태로 측정될 수 있다.
"빨간 신호등에도 아랑곳 않고 차가 그냥 질주한다. 공중 앞에서 셀폰을 들고 혼자 큰소리로 떠들어댄다. 마켓 계산대 앞줄을 선 자리에서도 태연히 비속한 말을 지껄여 댄다. 운동경기 관람을 하다가 마구 고함을 지르고 싸우려고 든다…"
어느 나라에서의 풍경일까. 미국이다.
한 밤중 아무도 안보는 곳에서도 빨간 신호등이 켜지면 자동차가 멈춰서 있던 게 미국이다. 조그만 일에도 감사를 표시하고 관용적이었던 게 미국인이다. 이 미국이 변해간다는 개탄이다.
미국 사회의 불쾌지수가 날로 높아져가고 있다는 이야기다. 한 조사에 따르면 공적인 생활이나 사생활에서 미국인들의 말과 행동은 날로 거칠어져 예의에서 벗어난 이 같은 언행은 미국사회의 심각한 문제가 될 것으로 본 미국인이 89%에 이르고 있다.
왜 이런 현상이 생겼을까. 너무나 많은 부모들이 남을 존중하는 법을 아이들에게 가르치지 않은 결과라고 한다.
혼잡한 생활, 너무 빨리 변하는 세상, 이런 것들이 원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무관심, 이기주의 팽배, 부정적인 롤모델 등도 이유로 지적된다.
그렇다고 완전히 실망적으로 볼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적지 않은 미국인들이 바로 자신이 때로 무례한 언행을 해왔고 그런 행동을 후회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서다. 41%의 미국인이 바로 이런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
이게 의미하는 건 뭘까. 미국민은 아직은 중증의 도덕불감증세까지는 보이지 않고 있다는 얘기로 들린다. 스스로를 안다는 것, 스스로의 병 증세를 자각한다는 건 그만큼 치유의 가능성도 크다는 의미다. 따라서 비관할 정도는 아니라는 말이다.
그건 그렇고 한국에서 이런 조사를 하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조사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권력은 중증의 도덕불감증에, 국민은 충격불감증에 걸린 판이니 그 말이 맞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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