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연속극을 오랜만에 보면 우선 느껴지는 게 있다. 옷차림이 참으로 다양해졌다는 것이다. 색상도 디자인도 상당히 대담해졌는데 전혀 어색하지 않아 보인다. 주인공으로 나오는 배우들이야 원래 잘생긴 사람들이니까 그렇다고 치자. 단역으로 나오는 배우들도 옷 따로 사람 따로의 촌티 같은 건 볼 수가 없다.
"옷차림은 말이나 표정, 태도와 마찬가지로 그 사람에 대한 모든 것을 알리는 기호다." 한 복색 전문가의 이야기다.
사실 사람에 대한 첫 인상은 복장이 결정지을 때가 많다. 한 전문가는 그래서 이렇게 말한다. "패션은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 옷은 그 사람의 진지함과 유머감각, 창의성 등 모든 것을 보여줄 수 있다."
5공 시절 전두환 대통령의 부인 이순자씨가 미국 방문시 옛날 왕비들이 입던 당의를 입어 구설수에 올랐었다. 권위주의 독재정권을 상징하는 것으로 비쳐져서였다.
비즈니스의 세계에서 드레스 코드는 상당히 중요시된다. 가령 중요 계약을 앞두고 티셔츠와 청바지 차림으로 상대를 만났다고 하자. 계약은 깨질 공산이 크다. 그런 복장을 한 상대를 믿을 수 없기 때문이다. 비즈니스맨의 드레스 코드는 그러므로 점잖은 색깔의 정장차림에 넥타이를 맨 복장이다.
드레스 코드를 지킨다는 건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 기본적으로 같은 가치관을 지니고 있다는 표시다. 기본바탕이 같을 때 상대를 신뢰할 수 있다. 대화가 잘 풀린다.
정장에 넥타이 차림은 세계화된 남성의 드레스 코드다. 중요 모임에 나갈 때 지켜야 할 일종의 불문율이다. 다국적 기업 시대이고 세계화 시대이니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다.
임동원 특사의 평양방문과 함께 북한의 김정일 위원장의 모습이 또 다시 매스컴에 등장했다. 김정일 위원장은 여전히 인민복 차림이다.
뭔가 오기가 서려 있는 느낌으로, 70년대 초 중국의 지도자들을 연상시킨다. 당시 중국의 지도층은 ‘모택동복’ 일색이었다. 국제사회의 드레스 코드를 외면했던 것이다.
중국이 국제사회의 중요한 일원으로 자리 매김을 하면서 지도자들의 복장이 달라졌다. 모택동복이 사라졌다. 오늘날 중국 지도자들은 정장에 넥타이 차림이다. 강택민도 예외가 아니다. 김정일 위원장의 복장이 자연스러워질 때 대화는 더 쉬워지고, 그만큼 통일에의 노정도 짧아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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