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코리안을 가장 많이 만날 수 있는 곳은 어디일까. 정답은 물론 LA, 뉴욕등 대도시의 코리아타운이 되겠지만 이제 ‘대학’이 그 다음쯤으로 꼽히게 되었다.
UC가 최근 발표한 2001 학사연도 재학생 통계에 따르면 유학생을 제외한 코리안 학부학생 수가 9개 캠퍼스에 7만5,000명이 넘는다. 전체 학생의 5%를 넘는 숫자이다. 특히 UC 어바인은 학부학생의 8.6%(1,532명)가 코리안이라니, 유학생까지 포함하면 캠퍼스에서 학생 열명과 마주치다 보면 한명은 한인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코리아 타운 아니고는 미국 어디를 가도 이렇게 한인 비율이 높은 곳은 없다. 2000년 센서스 기준, 미전국 인구중 한인 비율은 0.4%를 조금 넘으니 UC 캠퍼스에는 한인들이 10배 이상 밀집해 있는 셈이다. 그래서 그것이 일부 신입생들에게는 문화적 충격이 되기도 한다. 3년전 UCLA에 입학한 한 여학생의 경험이다.
“초등학교때부터 같은 반에 한인학생이 거의 없는 지역에서 자랐어요. 그런데 대학에 가보니 갑자기 코리안이 너무 많은 거예요. 처음에는 적응이 잘 안됐어요”
기숙사 같은 층에 이 방에도, 저 방에도 한인학생들이 있는 것이 처음에는 너무 이상했는데, 지나며 보니 좋은 점이 많았다고 한다. 우선은 외롭지 않은 것이다.
대학 입학은 처음으로 부모를 떠나 낯선 환경에 던져지는 경험. 그래서 자유로워 좋은 반면 외롭고 불안한 데 이때 같은 코리안을 만나니 쉽게 친해질 수가 있더라고 했다. 기숙사 방문 꼭꼭 닫아 놓고 라면이며 김치찌개를 끓여 먹는 맛은 타인종 친구들과는 누릴 수 없는 동질감의 재미이다.
한인부모들의 교육열로 이제 대학 캠퍼스에서만은 코리안이 소수계로서의 소외감을 느끼지 않아도 되게 되었다. 하지만 대학 문을 나서면 상황은 또 달라진다. 한인등 아시안은 여전히 주인 아닌 ‘외국인’인 것이 미국사회의 일반적 시각이다.
일본계 팻시 밍크 연방하원의원(민·하와이)의 2년전 경험. 지역구 고등학생들에게 의사당을 견학시켜주고 있을 때였다. 갑자기 경찰관이 오더니 “당신 도대체 어딜 가는 거요? 거긴 못 들어갑니다”하며 출입을 통제했다.
당시 21년 경력의 밍크의원이 자신의 신분을 밝히자 경관은 깜짝 놀라며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이었다고 한다. 아시안계, 그것도 여성이 연방의원일 것이라고는 상상을 못한 것이었다.
UCLA 아시안 아메리칸 연구센터가 2년전 발표한 보고서에 의하면 아시안은 학력이나 경제력에서 대부분의 백인을 능가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시안에 대한 고정관념 때문에 여전히 차별의 대상이 되고 있다.
대학에서 이제 사회 각분야로 아시안 그리고 한인들의 힘을 뻗쳐 나가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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