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국가 부도사태를 선언하는 등 최악의 경제위기를 겪고 있는 아르헨티나 국민들은 최근 또 하나의 치욕적인 뉴스를 접해야 했다. 한인 언론에는 거의 보도되지 않았지만 존 애시크로프트 법무부 장관은 지난달 21일을 기해 아르헨티나를 미국 무비자 입국 국가 명단에서 제외한다고 발표했다.
이유는 경제위기 이후 많은 아르헨티나 국민들이 관광을 이유로 미국에 입국한 후 돌아가지 않고 불법체류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지 언론들은 ‘남미의 유럽’이라는 자긍심을 갖고 있었던 아르헨티나 국민들이 미국 정부의 결정을 추락한 국가의 자긍심을 상징하는 충격적인 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기자는 테러사건 이후 강화된 비자규정을 취재하기 위해 주한 미대사관 관계자와 전화통화를 한 적이 있다. 이것저것을 이야기하다가 한국인의 무비자 입국 가능성에 대해 물어보자 이 관계자는 익명을 전제로 "방문비자를 이민비자로 착각하는 한국인의 생각이 바뀌지 않는 한 한국인의 미국 무비자 입국은 불가능할 것"이라며 "그 숫자를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비자를 받은 후 체류기간을 넘기고 귀국하지 않는 한국인이 많다는 사실을 중시하고 있으며 이는 한국인에 대한 비자 발급과 이민 정책에 반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관광비자를 받았으면 관광을 하고 돌아와야 한다는 것이 미국 사람들의 생각이다. 또 이민법상 허용된 미국 내 신분 변경도 합법체류 상태에서 하는 것과 비자가 만기된 상태에서 하는 것은 분명히 다른 차원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당사자들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할 수 있지만 한국인 개개인의 행동이 한국인 전체와 나아가 한국이라는 국가에 대한 인식과 이미지와 직결된다고 지적하고 싶다.
이 관계자와의 통화에서 미국이 결코 한인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관대하고 어떻게 보면 어수룩하고 허술해 보이는 나라가 아니라는 섬뜩한 느낌까지 받았다. 테러사건 이후 미국 이민정책은 분명히 변하고 있다. 미국 방문자의 체류기간을 30일로 제한하고 미국 내에서 관광비자에서 유학비자로의 변경이 불허되며 유학비자 발급 전 학교 재학을 금지하는 등 기존 이민과 비자 발급의 틀을 바꾸는 법개정이 추진되고 있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한국인의 미국 이민에 대한 사고와 생각도 이제 바뀌어야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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