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작 ‘롤라’에 이은 프랑스의 영상 서정시인 고 자크 데미 감독이 각본도 쓴 1963년산으로 아름답고 속도 빠른 훈풍을 맞는 듯한 흑백명화.
카메라의 조리개가 열리며 모습을 보이는 주연 여배우 잔느 모로의 고혹적 얼굴에 이어 카메라가 빠르게 후진하면서 미셸 르그랑의 부서지는 듯한 음악이 흐른다. 이 첫 장면부터 매력적이다.
파리의 은행원 장(클로드 망)은 도박꾼 친구 카롱에 의해 도박세계에 소개되면서 대뜸 이 운의 게임에 정열적으로 휘말려든다. 큰돈을 딴 장은 아버지와 함께 사는 소시민적 삶을 버리고 니스로 도박여행을 떠난다. 장은 도박장에서 거만하게 아름다운 이혼녀 자키(잔느 모로)를 보고 첫눈에 반하고 둘은 이때부터 함께 보내며 도박을 한다.
그러나 장은 자키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반면 도박광인 자키는 장을 자기의 행운의 마스코트로 여긴다. 둘은 니스와 칸을 전전하며 도박으로 큰돈을 따 백만장자 노릇을 하다가 무일푼이 되기도 한다. 장이 이런 부평초 같은 생활에 피곤을 느끼게 되면서 기분대로 사는 자키와 다투게 된다. 자키에게는 인생도 하나의 도박일 뿐이다.
파리와 니스와 칸의 경치가 아름다운데 짙은 눈 화장에 하이힐 그리고 멋진 패션으로 몸을 감싼 피곤에 지친 듯한 모로의 모습이 자극적이다. 꼭 보도록 권한다. 성인용. 4일까지 뉴아트(310-478-63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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