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성의 창]
▶ 노재경 (국제회의 통역사)
지난 주에는 "말하는 연습"에 대해 말을 했는데 이번에는 말하는 행위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묻는 행위에 대해 말하겠다. 고유의 언어와 생각을 가져야 제대로 된 질문이 나오는데 획일적인 교육 환경하에서 그런 연습은 전혀 없었다. 말하는 연습처럼 묻는 연습도 열심히 해야 제대로 된 질문을 정곡을 찔러 던질 수 있다.
하지만 선생님이 교실에서 시험에 나올 가능성이 높은 것에 대해서만 얘기하거나 칠판 가득 적고 나갔기 떄문에 또 우리는 그것을 공책에 부지런히 받아 적기만 했기 때문에 질문할 기회가 전혀 없었다.
강의 통역 중에 참석자의 질문을 통역하다보면 어느 강연에 참석해 들은 얘기와 어느 책에서 "흘끗" 본 얘기 등을 장황하게 늘어 놓고 정작 질문은 나오지가 않는다. 유명한 연사의 강연에 참석하고 유명한 저자의 책을 접한 기회를 자랑하느라 서론만 길고 본론은 없다. 서론만 통역하다 지쳐서 "질문이 도대체 뭐예요?"하고 싶을 때가 한 두번이 아니다. 그 후에 나오는 질문은 고작 그 연사, 그 저자, 그 책 들어본 적이 있느냐하는 것이다.
언급한 연사, 저자, 또는 책에 대해 연사가 모르면 목적이라도 달성했는지 으쓱해하는 태도다. 한 걸음 더 나아가 그 내용을 충분히 이해, 분석해서 세부적인 질문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아니면 질의 응답 시간에 서로 눈길을 교환하며 예의상 이번 강의에서는 누가 질문하고 다음 강의에서는 누가 질문할 것인지를 결정한다. 젊은 사람은 당연히 연장자의 눈치를 보아가며...
묻는 연습은 단체 생활을 시작한 유치원이나 초등 학교에서뿐만 아니라 훨씬 그 전에 가정에서부터 되어 있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면 이렇게 물을 수 있다. 질문을 제대로 할 경우 통역 도와주는 것 외에 어떤 혜택이 있느냐고. 정보 시대에 사는 우리는 정보의 중요성과 정보의 양에 비해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너무나 짧다는 것을 인식하여야 한다.
최우선, 최고, 최대, 최다, 최초 등 "최"자 붙이기를 좋아하는 우리는 "최"자가 무색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짧은 시간에 시간 낭비, 언어 낭비 없는 제대로 된 질문을 던져 정보 시대에 열심히 정보를 습득하여야만 그 일을 달성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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