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렛 패커드(HP) 주주총회가 19일 자사와 컴팩간 합병안을 근소한 차로 승인했다고 합병을 주도해온 HP 경영진측이 잠정 집계를 인용해 발표했다.
그러나 합병 반대를 주도해온 HP 공동창업 가문의 월터 휴렛은 주총후 성명을 내고 ‘표차가 워낙 근소하기 때문에 최종 집계를 내봐야 안다’고 주장하면서 최악의 경우 재검표를 요구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HP-컴팩 합병은 최종 투표 결과가 확정 발표까지 상당기간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며 합병 승인을 둘러싼 HP 경영진과 창업 가문 대주주간 갈등도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이와 관련, 경제정보 전문 서비스인 다우존스는 주총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찬성률이 반대에 비해 불과 0.5%포인트 밖에 높지 않은 ‘박빙의 승부’였다고 밝혔다.
HP측은 주총 투표 결과가 ‘몇주 후’ 발표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결과가 2-4주후 공개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주총은 합병승인 여부에 대한 세간의 높은 관심을 반영해 주주들이 회의가 열리기 2시간여 전부터 총회장 바깥에 줄을 서는 등 엄청난 열기를 과시했다.
한 개인 주주는 ‘찬반을 고심해 그간 3번이나 마음을 바꿨다’고 말했다. 주총에 참가한 개인 주주의 대부분은 전·현직 HP 직원들이었다.
전문가들은 현재 상황대로라면 창업가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결국 합병이 승인될 것으로 조심스럽게 관측하고 있다.
그러나 워낙 박빙의 표차여서 만약 최종 집계 결과 합병이 부결된다면 합병을 주도해온 HP의 칼리 피오리나 회장겸 최고경영자는 퇴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피오리나 회장은 주총후 기자들에게 "합병안이 승인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면서 "비록 표차가 근소하지만 이기기에는 충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월터 휴렛은 기자들에게 "표차가 워낙 근소하기 때문에 (아직은) 패배했다고 말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HP 경영진측도 "현재로선 공식적으로 승리했다고 밝히기 힘든 상황"이라면서 "몇주 후 최종 발표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컴팩도 20일 주총을 소집해 합병승인 여부를 표결했다.
안병선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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