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0대한인 경찰과 대치끝 사망 한인가정에 경종
가정불화가 결국 어처구니 없는 참극을 낳았다.
24일 저녁 40대 한인가장의 목숨을 앗아간 김영준(47·LA)씨 사건은 그동안 위험수위에 달했던 한인사회내 가정폭력과 부부갈등이 표출된 대표적인 케이스로 지적되고 있다.
가정상담 전문가들은 "이 사건은 부부간의 갈등이 가정폭력으로 이어진 비극"이라고 진단하고 "성격차이, 외도, 폭행 등으로 인해 부부관계에 금이 가 결국 가정이 깨지는 경우가 이외로 많다"고 지적했다.
지난 한해동안 한인가정상담소에 접수된 부부갈등 상담은 전체 상담건수 1,455건중 절반이 넘는 760건을 차지, 한인가정내 부부갈등 문제가 심각한 수준임을 반영했다. 부부갈등 상담중 남편의 육체적인 폭력을 호소해온 케이스는 전체의 46%인 346건이었으며 부부갈등이 결국 이혼으로까지 번진 케이스도 23%인 172건에 달했다.
한인가정상담소 김동호 카운슬러는 "한인사회내 부부갈등으로 인한 가정파탄이 우려할만한 수준으로까지 치달았다"며 "부부갈등을 해소하지 않고 그대로 놔둘 경우 곧바로 스트레스와 우울증으로 발전하게 되며 성격 또한 난폭해져 결국 가정이 풍비박산나는 비극적인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고 경고했다.
경찰에 무모하게 대항하다 목숨을 잃은 김영준씨 역시 한동안 지속돼온 부부갈등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다가 유서까지 써놓고 일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자포자기한 정신상태가 목숨을 내던지는 극한 상황으로까지 발전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참극의 계기가 된 배우자 및 자녀 폭행은 장기간 쌓여온 부부갈등이 극적으로 표출된 사례로 상담창구에서 흔히 목격할 수 있다.
문제는 한인사회내 가정폭력이 해가 바뀌어도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푸른 초장의 집이 지난 2000년 한해동안 접수한 가정문제 상담건수는 모두 647건으로 99년보다 9%가 줄었으나 폭행은 139건으로 오히려 13%가 늘어났다.
부인이 싫은 소리를 했다고 실탄이 장전된 권총을 입에 쑤셔놓고 죽이겠다고 윽박지른 남편이 있는가 하면 임신한 아내의 배에 칼을 들이대고 협박한 사례도 나타나는 등 배우자 폭행이 갈수록 험악해지는 추세다. 최명희 신경정신과 전문의는 "한인사회에서 가정폭력이 사라지지 않고 있는 것은 당사자들이 문제를 조기에 해결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가정을 살리려면 체면과 수치심을 과감히 내던지고 적극적으로 전문기관에 도움을 청하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shgoo@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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