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승쾌의 세상 틈새 읽기]
▶ 임승쾌 본보 편집국장
좋은 스승을 가진 사람이나 단체는 망할 수가 없다.
민족이나 국가도 예외일 수 없다. 좋은 스승은 올바른 사람을 발견할 줄 알고 사람이나 단체를 잘 훈련시키며 끝까지 돌보아 준다.
요즘 ‘상도(商道)’라는 TV 연속극이 인기다. 얼마전 우리 한국일보에 연재되었던 소설이기도 해서 관심을 갖고 보고 있다.
최인호씨 원작인 ‘상도(商道)’를 신문에 연재되는 소설로 읽던 중에는 주인공 임상옥을 사랑하는 여인의 시구절이 늘 귓가에 맴돈다고 할만큼 아름다웠다.
그런데 31회까지 내가 본 비디오는 원작과는 달리 약간 가미한 사건들이 솔솔 재미를 더해주는 것 같다.
특히 만상도방이었던 홍득주가 송상의 권모술수와 모략에 걸려 상권을 빼앗겼을 때, 그는 임상옥이라는 사람을 남겼으니 후회가 없다는 고백을 한다.
"장사는 돈을 남기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남기는 것"이라며 사업이 망한 자신의 심경을 아랫사람들한테 담담하게 토로한다.
좋은 스승을 만나 올바른 商道를 터득한 임상옥이 아무리 어렵고 힘든 일에 부딪칠지라도 큰부자, 즉 거부가 될 것이라는 것은 시세말로 "안봐도 비디오다"
유명한 신문사에 견학을 온 사람들이 회사를 안내해주는 사장님의 설명을 듣고 내심 놀랬다는 얘기도 이와 맥락을 같이한다.
최신식 윤전기에 좋은 시설 그리고 최적의 근무여건등을 상상하며 신문사를 견학 온 사람들에게 들리는 말은 모두가 사람 자랑이었다.
"저쪽 허름한 책상에 앉았던 아무개 기자는 어떤 사건을 특종했고 이쪽 책상의 주인공은 아무아무 사건을 캐낸 그 유명한 아무개 기자이며…"
’상도(商道)’의 만상도방 홍득주의 고백과 일맥상통하는 얘기로 들린다.
우리가 속해 있는 어느 공동체, 사회·단체·그룹이든간에 사람이 함께 모여사는 곳에는 잘못도 있을 수 있고 또 범죄도 있을 수 있다.
뿐만아니라 거짓도 차고 넘치며 비방과 중상모략도 횡행한다.
그러나 사람을 볼 줄 아는 좋은 스승은 이런 곳에서도 사람에게 관심을 쏟는다.
왜소하고 소외된 사람들이 큰 절망에 빠져 있을수록 더욱 그들에게 관심을 가져준다. 우리나라 선인들의 옛 공부법은 모두 사람이 되게 하는 공부였다고 한다.
요새말로하면 지식 中心보다는 전인(全人) 교육이었다는 말일게다.
곧 자기를 알게하고 이웃을 알게하며 또 국가와 민족을 알게하는 공부였다는 것이다.
요즘세상의 공부는 어떤가?
엄청나게 많은 지식을 머릿속에 다 집어넣고 컴퓨터같이 정확하게 꺼내쓰며 또한 머리 굴림도 빨라야 남보다 앞설수 있다고 강조하는 교육이다.
사람되게 하는 교육보다는 남보다 많이 알고 우선 자기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최고라는 식이다.
초등학교도 늦다싶어 유치원부터 대학까지 아니 대학원까지 20년 넘게 학교공부를 철저히 하지만, 다량 지식 중심의 교육은 결국 나도 모르고 이웃도 모르며 공동체는 더더욱 모를 수밖에 없게 만든다.
사회의 부조리도 그 짜임새와 얽힘이 엄청나 터졌다하면 ‘무슨 게이트’요, 알고 보면 모두가 ‘권력에 줄대기’였다.
좀 건너뛴 얘기 같지만 사람교육에 실패한 갖가지 열매들이다. "재물은 다루기가 물과같고 사람은 다루기가 저울과 같다"는 말이 여기서 더 빛을 발하는 것 같다.
장사하는 사람이 돈보다 사람을 중히 여기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고, 정치하는 사람이 권력보다 사람을 중히 여기는 것 또한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상도’의 만상도방 홍득주처럼, 또 모 유명 신문사 사장님처럼 눈 앞의 이익과 권력과 겉치레보다 어려움과 곤경에 처한 사람에게 관심을 가져보자
사람이 곧 희망임을 터득할 날이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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