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양로병원 무성의 노인들 두 번 운다’는 제목의 기사가 보도된 후 벨 양로병원 김향숙 원장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벌금 처분을 받았다는 양로병원 이름을 정확하게 밝히지 않아 양로병원 모두가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게 됐다는 내용이었다. 카운티 보건국에 보관돼 있는 벨 양로병원의 기록은 그야말로 깨끗했기에 김 원장의 부드러운 항의전화는 당연하게 느껴졌다.
양로병원을 취재하게 된 계기는 지난 연말 리버사이드의 양로병원에 있는 친구의 할머니를 방문하고 나서다. 암 진단을 받은 할머니는 1년새 양로병원을 3번이나 옮겨야 했다고 한다. 첫 번째 병원은 정식 등록된 간호사가 절대부족해 병간호를 제대로 받을 수 없었고 두 번째는 식사가 부실했다. 할머니의 표현을 빌리자면 나이가 들수록 강해지는 ‘먹는 기쁨’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면 낫던 병도 재발한다고 했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통계연보에 따르면 2000년 현재 한국인의 평균수명은 남자가 72.1세, 여자는 79.5세로 지난 80년 이후 20년 동안 10세 가량의 높아졌다. 본국에선 지금 고령화를 사회문제로 제기하면서 실버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경제활동 인구 비중과 노인 인구 비율을 계산해볼 때 현재 생산가능 인구 10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하던 것이 30년 후엔 3명이 1명을 부양해야 할 정도로 다음 세대의 부담이 커진다는 분석까지 나올 정도다.
이전 만해도 가족들이 해줬던 병간호나 말벗 등을 양로병원이 대신해 주는 건 사실이다. 특히 정부의 재정지원과 더불어 24시간 간호사들이 대기하고 있는 양로병원으로 노부모를 모시는 것이 장기적으로 안전할 수도 있다.
한국 종합예술학교 정진홍 교수는 "어미의 마음을 담아 영·유아를 돌보는 ‘엔젤산업’으로부터, 인생의 황혼이 아닌 적극적인 제2인생을 추구하도록 이끄는 ‘실버산업’에 이르기까지 ‘마음의 산업’(Mind Industry)이 뜨고 있다"며 "마음의 산업은 고감성, 하이터치의 산업으로 특히 실버산업은 가까운 미래에 펼쳐질 마음산업의 주력군"이라고 강조했다.
양로병원에 노부모를 맡기는 자식들은 부담을 없애기 위해서란 마음을 갖지 말아야 하고 양로병원측은 이익을 남겨야 한다는 마음을 버려야 한다. 노인의 기쁨을 존중해야 하는 실버산업은 모두의 마음이 중요한 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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