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범죄 피해자에게 한국어 통역 서비스를 제공해온 8가 파출소가 LA시 정부의 예산지원 삭감에 따라 그나마 1명뿐인 한인 직원의 월급마저 3개월간 체불하는 등 심각한 운영난에 직면했다. 특히 이 같은 시 정부의 예산삭감은 20년 가까이 계속돼 온 8가 파출소의 한국어 통역 서비스의 존폐 여부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커뮤니티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시 정부가 8가 파출소 예산지 원을 줄이기 시작한 것은 3년 전. 1980년대 중반부터 한국어 통역지원 명목으로 윌셔경찰서 후원단체인 윌셔 커뮤니티 경찰위원회(WCPC)를 통해 매년 4만달러를 지원했던 시 정부는 1999년에 예산을 2만달러로 삭감한 데 이어 최근에는 네이트 홀든과 탐 라본지 시의원이 요청한 1만5,000달러 추가예산에 대해서도 냉랭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윌리엄 후지오카 시 행정관은 지난 6일 홀든과 라본지 시의원이 발의한 ‘8가 파출소 1만5,000달러 추가 지원안’과 관련, ‘시 정부가 예산적자 상태고 AT&T사와 이중언어 통역 서비스 계약을 맺고 있기 때문에 8가 파출소에 추가예산을 배정할 필요가 없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시의회 예산·재정위원회에 제출, 정부 입장을 대신했다. 예산·재정위는 13일 이 안에 대한 최종결정을 내릴 예정이나 승인 여부는 불투명하다.
8가 파출소에 한인 직원을 상주시키는 데 필요한 비용은 연 3만5,000달러∼4만달러다. 대부분은 직원 봉급이고 일부는 사무실 운영비로 사용되지만 예산지원 삭감으로 지난해 12월부터 8가 파출소에서 근무해온 한인 직원 에드워드 김씨에게는 지금까지 한번도 봉급이 지급되지 않았다.
시 검찰 관계자는 "시 행정관과 예산·재정위 위원들은 9·11 테러사태 이후 경비부문 지출이 늘어나자 긴축 예산을 편성하려 하고 있다"면서 "비록 액수는 크지 않지만 이번 추가 지원안이 부결되면 한인 범죄 피해자들에게 도움을 줘왔던 8가 파출소의 한국어 통역 서비스가 제 기능을 발휘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1981년 문을 연 8가 파출소는 한인 직원이 정복경관과 함께 근무하면서 한인들의 범죄신고뿐 아니라 상담, 번역·통역 등의 업무를 봐 왔다. 8가 파출소에는 하루 평균 15건, 연간 3,500여건의 범죄신고가 접수되고 있으며 이용자의 70% 이상은 영어를 못하는 한인들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들은 "8가 파출소는 한인타운 내 주민들이 편리하게 걸어서 이용할 수 있는 위치에 있어 비영어권 한인들에게 큰 도움이 됐다"며 "연 2만달러 예산으로는 한인 직원을 상주시키기 어려운 만큼 추가예산 유치를 위한 한인 커뮤니티의 입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천식 기자> cshah@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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