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 연씨 17세 유학후 귀국 72년도 이민
1975년 2월부터 시청에 근무하기 시작, 27년7개월동안 시청서 일한 고 연(67)씨가 28일 은퇴한다. 17세때 미국에 유학와 대학교를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가 고대 의대에서 인턴, 레지던트, 교수 등에게 영어를 가르쳤던 고씨는 미국에서의 자유로운 생활이 그리워 1972년 시카고로 이민왔다.
“고등학교, 대학교를 마치고 한국에 돌아가니 너무 많은 것이 달랐어요. 적응하려고 노력했지만 힘들더군요. 다시 시카고로 오게됐고 처음 왔을때는 일본 무역회사에서 일했는데 역시 사업 체질이 아니어서 힘들었습니다.”
무역회사를 퇴직한 고씨는 이런저런 사연 끝에 시카고 시청 푸드 서비스국에서 일하게 됐고 1985년에 시티 클럭 카운슬 분과로 자리를 옮겼다. 시청에서 근무하면서 컴퓨터 수업을 수강했던 고씨는 시티 클럭 카운슬 분과에서 시카고 역사상 처음으로 색인록을 컴퓨터로 편집하기 시작했다.
“매달 시의회가 열릴 때마다 회의내용을 정리한 책이 발간됩니다. 보통 1년에 15-20권 정도 제작되지요. 이 책들에 담긴 내용을 주제별, 이름별 등으로 빠르게 찾아볼 수 있도록 만든 색인록을 17년째 혼자 만들었어요.”
때로는 무시를 당하기도 하고 따돌림도 받기도 했지만 보람을 느끼면서 28년을 보냈다.
“지금에야 되돌아보니 참고 견디며 한 우물을 판 것이 자랑스럽네요. 은퇴를 며칠 앞둔 요즘 괜한 눈총을 주며 비아냥거리던 동료, 상사들이 좀 더 같이 근무하자고 권할 때 진한 보람을 느꼈습니다.”
은퇴하면 젊은 인력 2명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는 생각에 미련없이 자리를 털고 일어선다는 그는 이제부터 양로원에 있는 계모를 도우며 의미있는 노후 시간을 갖고 싶다고 했다.
이정화기자 chlee@koreatimes.com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