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취재 차 베트남을 다녀왔다.
베트남의 최대 도시인 호치민시로 직항하는 LA 출발 항공편도 없고 비자문제도 있고 해서 서울을 들렀다 갔다. 도착하자마자 생소한 이국적 분위기는 여기 저기서 찾아볼 수 있었다. 서울은 손이 얼 정도로 매서운 추위가 몰아닥치고 함박눈이 쏟아지고 있는데 반해 오후 2시께 도착한 호치민은 반 팔을 입고 있어도 땀이 날 정도로 날씨가 더웠다. 적도 인근의 열대지방이라 예상은 했으나 막상 몸으로 느끼고 보니 실감이 났다.
베트남의 색다른 분위기는 날씨뿐이 아니었다. 전통의상인 아오자이를 입고 거리를 활보하는 여성들이 중국이나 일본 등 타 아시아 국가 여성들에 비해 훨씬 아름답게 보였고 자국의 전통에 대한 고집도 느낄 수 있었다. 거리를 가득 메운 모터사이클 부대로 인해 자동차는 다니기도 힘들 정도로 번잡한 도로에서 또다시 큰 차이를 느껴야 했다.
하지만 정작 보이지 않는 차이를 찾아내 파악해야 하는 사람들은 베트남과의 상거래를 계획하고 있는 남가주 한인 비즈니스다.
올해부터 미국과 무역거래가 정상화되면서 남가주 한인 업체들은 너도나도 베트남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개중에는 뭐가 돈벌이가 될 수 있을지 당장 한번 가보고 싶은데 연고가 없으니 기자에게 소개해 달라는 부탁도 상당수다.
비슷한 현상이 90년대 초반 벌어진 적이 있다. 한국에서 베트남 바람이 불어 수많은 업체들이 진출했다가 상당한 ‘수업료’를 지불하고 실패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현지 상황에 대한 철저한 분석 없이 단순한 아이디어와 편협한 영업·관리 방법으로 인해 적응에 실패하고 거래에서도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베트남어 습득과 그들의 문화 이해가 필수인데도 이에 대한 관심은 미비한 채 이익 추구에만 급급할 뿐이었다.
베트남에 자본주의 바람이 불고 있고 기회가 열려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엄연한 사회주의 국가인 데다가 외국인에게 적용하는 이중가격제 등이 호텔 밖에 나서면 현실로 다가온다.
정확한 비즈니스 모델과 현지 사정에 능통한 전문가들이 함께 하지 않은 한 섣부른 판단은 미국이 월남전에서 왜 실패했는가를 깨닫게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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