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일상 생활 속에 묻혀 잊고 지내기는 하지만 가주는 가장 많은 한인 이민자가 몰려 살고 있는 곳일 뿐 아니라 일제와 맞서 싸운 독립운동가들의 혼이 배어 있는 곳이다. 도산 안창호의 활동 무대였던 이곳은 만주와 함께 한국 독립 운동의 요람이었다.
공립협회와 대한신민회, 흥사단이 발족된 곳이 여기다. 대한 신민회는 국내 최대의 비밀결사 조직인 신민회의 모체다. 독립운동 단체 중 대표격인 대한인 국민회는 나중에 북미는 물론 하와이, 멕시코, 쿠바, 만주, 시베리아 등지의 지방총회를 포함하는 단체로 성장했다.
그러나 이같은 역사적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미주 독립운동의 산실인 구 국민회관은 그 동안 한인들의 무관심 속에 파묻혀 기념관 구실을 하기는커녕 대부분이 어디 있는 지도 모르는 상태로 방치돼 있었다. 이번에 흥사단과 도산 기념사업회, 이민 100주년 기념 사업회 등 단체들이 400만 달러를 모아 이를 복원키로 한 것은 이런 의미에서 뒤늦은 감은 있지만 바람직한 일이다.
이들은 국민회관 및 구 제퍼슨 연합장로교회의 보수·복원은 물론 인근 부동산을 매입, 국민회와 흥사단의 활동모습을 한 눈에 둘러볼 수 있는 종합기념관 신축도 계획하고 있다. 한국 도산 기념사업회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 사업이 결실을 맺기까지는 아직 여러 난관이 놓여 있다. 우선은 400만 달러라는 작지 않은 돈을 어떻게 모금하느냐다. 흥사단 측에 50만 달러의 돈이 있고 미주 한인들을 대상으로 1달러 모금 캠페인을 벌인다고는 하나 그 정도의 거금을 거두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다. 또 관련 단체가 하나가 아니라 여러 군데라 자칫 불협화음이나 돈 관리를 둘러 싼 잡음이 나올 소지가 없지 않다.
이번 사업은 한국 독립을 피땀 흘린 선조들의 얼을 기리는 작업일 뿐 아니라 이민 1세는 물론 2세들에게도 한국인으로서의 자긍심을 불러 넣는 역할을 할 수 있다. 한인들의 적극적인 참여는 물론이고 한국 정부도 지원에 인색해서는 안될 것이다.
작년 도산이 농장 노동자들과 땀흘리며 독립 운동에 헌신했던 리버사이드에 그의 동상을 세운 것처럼 도산이 미국 땅을 밟은 지 100년이 되는 올해 국민회관 복원 사업이 반드시 성공적으로 이뤄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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