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IX(채널 11)가 지난해 말 뉴욕 한인사회에 개고기 수요가 있고 이를 충족시키려는 공급이 존재한다는 수년간의 소문을 추적, 시리즈로 보도했다.
이에 일부 한인 단체 관계자들은 이 방송이 이슈를 과장·왜곡해 전체 한인사회에 피해를 입혔다며 타민족 단체 등을 동원해가며 대응하고 나섰다. 이들은 관련 보도가 잘못됐다며 수개월간 항의 편지 발송 등을 통해 방송사측의 사과를 요구해왔다.
그러나 방송사측은 처음부터 자신들의 보도에 하등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지난 15일 한인 단체에 보내온 편지 역시 처음의 태도에서 조금도 물러서지 않았음을 보여주었다. 과연 방송사측의 주장이 옳은지 여기에 항의하고 나선 한인 단체의 판단이 정확한지는 답하고 싶지 않다.
그러나 보신탕 파문을 야기한 업주측이 보신탕 시리즈의 문제점 등을 조사해달라고 요청한 ‘극성스런’ 언론 감시 단체 2개 마저도 "이 보도를 문제삼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사실에서 그 해답은 찾을 수 있다고 본다.
문제는 섣부른 항의로 인해 방송사가 당초 예정하지 않았던 개고기 식용 문제를 2차례 추가 보도했고 다른 주류 언론들도 이 문제를 짚고 나서 미주 한인들의 얼굴을 화끈하게 만든 점이다.
심지어는 동물보호단체가 맨하탄 한국공관 앞에서 한국인과 미주 한인들의 개고기 식용 중단을 촉구하는 가두 시위를 벌였고 3, 4월에는 이와는 상대가 되지 않을 대규모 시위를 다양한 장소에서 갖겠다고 공언하는 사태로까지 이어지게 한 점은 누가 책임을 져야할 것인지 묻고 싶다.
또 다른 문제는 방송사의 시리즈를 ‘과장, 왜곡보도’라고 주장하면서도 자신들의 언행이 ‘과장, 왜곡’으로 비칠 수 있는 모순을 저지르지 않았나하는 점이다.
대표적 예가 ‘개고기 식용 금지 법안’ 재상정 여부다. 일부 인사는 "이 법안을 상정한 데이빗 패터슨 뉴욕주 상원 원내 부총무가 2002년에 철회하겠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법안은 이번 회기연도에 재상정된 사실이 지난 14일로 재차 확인됐다. 미필적 과실인지 의도적 왜곡인지 아리송하다.
채널 11은 작년 12월, 지난주, 지난 15일 등 3차례에 걸쳐 방송내용에 잘못이 없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밝혀왔다. 그러나 관계자들은 "방송사측이 반응을 보였다는 그 자체가 큰 성과다", "방송사를 찾아갔을 때 그들이 긴장하고 있었다", "중국계와 유태인계 단체가 한인사회 문제에 동참하는 단합을 과시했다", "항의서한에 대한 마지막 답신의 어조가 전 답신에 비해 부드러워 졌다"고 다분히 자의적 해석을 내놓았다.
어쨌거나 항의 단체 스스로가 ‘일단락났다’고 규정한 이번 사태를 지켜본 결과 전체 한인사회에 피해를 입힌 것은 과연 방송사의 시리즈물이었는지 항의 단체였는지 냉정히 따져볼 필요가 있을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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