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오후 2시 LA경찰국(LAPD) 본부에서는 버나드 팍스 국장 주재 하에 고위간부회의가 열렸다. 이 날 회의는 부국장(Deputy Chief) 2명과 커맨더(Commander) 5명의 인사를 결정하기 위한 것이었다. ‘별’들의 인사문제가 다뤄지다 보니 경찰국의 관심은 이미 몇 주전부터 이날 회의에 쏠려있었다. 2시간에 걸친 회의를 정회하고 밖으로 나온 팍스 국장은 폴 김 하버경찰서장의 승진여부를 묻자 여유 있게 웃음을 지으며 ‘아직 다른 인사가 남아있으니 조금 기다려달라’는 말로 답변을 대신했다.
같은 날 오후 6시40분께 LAPD고위소식통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김 서장 승진확정. 단, 공식발표는 예산과 인력 배치문제가 정리된 뒤에.’ 이어 연락한 또 다른 관계자도 김 서장의 승진사실을 확인해줬다. 김 서장은 지난 여름 실시된 진급시험과 업무실적 면에서 경쟁후보들과 격차를 보여 이미 ‘진급 0순위’로 인정받았기 때문에 그의 승진소식은 이들에게 전혀 생소한 뉴스가 아니었다. 당사자는 자기 입으로 승진을 공식화하기는 어렵다는 반응이었지만.
LAPD에서 커맨더와 캡틴은 엄청난 차이가 있다. 우선 캡틴은 ‘작대기 두 개’인데 비해 커맨더는 계급장이 ‘별’이다. 직급 상으로 국장, 부국장 다음이어서 세 번째이고 캡틴계급인 일선 경찰서장들보다 한 계단 위다.
LAPD 9,000여 경관 가운데 서열상으로 0.3%내에 속해 일명 ‘핵심 간부그룹’에 들어간다. 정책결정 과정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는 만큼 승진과정도 단순하지 않다. 진급시험과 업무실적 외에 ‘고위간부로서의 자질과 대외 이미지를 갖추고 있는가’라는 정치적인 잣대가 중요하게 적용된다.
김 서장의 승진은 자신은 물론 한인사회의 경사다. 경찰에 몸담고 있는 많은 후배경관들에게는 ‘나도 가능하다’는 자신감과 자긍심을 심어줬고 강력범죄에 시달려온 한인타운에는 치안정책에 근본적 변화를 볼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 하지만 문제는 이제부터다. 축하행사도 좋고 공로패도 좋지만 한편으로는 안전한 한인타운을 갈망하는 한인들의 목소리를 경찰수뇌부에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방법을 연구해야 한다. 과거와 같이 사소하고 개인적인 이유로 그를 난처한 입장에 몰아넣거나 지나친 기대감으로 그의 입지를 약화시키는 것은 한인사회로 봐서도 결코 이득이 되지 않는다. 그로 인해 LAPD수뇌부로 통하는 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