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세라면 봉사하기보다는 봉사를 받을 나이다. 그럼에도 김순(77) 할머니는 나이가 비슷한 한인 노인들을 위해 15년째 경로회관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이곳을 찾는 한인 노인들은 김씨를 누구보다 좋아한다. "김순 할머니를 좋아하는 노인들이 워낙 많으므로 국회의원에 출마해도 될 것"이라는 치하농담을 곧잘 듣는다.
이제는 허리도 불편해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야 할 처지인데도 김 할머니는 하루도 거르지 않고 자원봉사자로서 궂은 일을 도맡아 하고 있다. 김순 할머니가 경로회관서 요즘 주로 맡아서 하고 있는 분야는 건축기금을 모으는 일.
이미 부지도 매입했고 설계도까지 마련됐지만 건축비를 조달하기 위해 노인들의 기부금을 받아서 적립하고 있다. 1925년 서울 종로구에서 태어나 1944년 경성여자상업학교(현 서울여상)를 졸업하고 일본 삼화은행 경성지점에서 근무했다. 해방 후 대한여행사에서 경리 사원으로 일해 남달리 셈이 정확하고 금전 처리가 명확한 경력을 인정받아 이같은 일을 하게 됐다.
하지만 김 할머니가 하는 일은 이 뿐이 아니다. 뉴욕시에서 체조 지도자격증을 받아 일주일에 한번씩 노인들을 상대로 운동을 가르치고 있다. 또 주방보조, 청소보조, 사무보조, 식사보조 등 20~30명의 자원봉사자들을 부서에 배치, 인력을 운영하거나 손수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을 직접 도와주기도 한다.
"경로회관은 노인들이 모여서 서로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고 소셜 워커들의 도움으로 여러 가지 유익한 일들을 배우면서 노년을 소일할 수 있으니 정말 좋은 곳"이라면서 "몸은 예전 같지 않지만 움직일 수 있는 한 열심히 맡은 일을 해낼 것"이라고 다짐했다.
경로회관 소강석 관장은 "92년부터 자원봉사자 책임자로 일하고 계시는데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하루도 거르지 않고 일을 해내는 등 사명감이 투철하고 의욕이 넘치는 분"이라며 "돈은 한푼도 받지 않는 진정한 자원봉사자로 2년전 뉴욕시에서 우수봉사자상을 상을 받는 등 다른 사람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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