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런이야기 저런이야기
▶ <옥세철 논설실장>
한국 장관의 목숨은 얼마나 될까. 1년여라는 연구조사가 나왔다.
이는 서울대 행정연구소가 발표한 조사 결과로 제3공화국에서 현 정권에 이르기까지(2001년 8월 현재) 역대 정권이 배출한 635명 장관의 재임기간을 모두 합쳐 평균을 낸 결과 장관 1명당 재임기간은 13개월로 나타난 것이다.
이는 그러나 어디까지나 전체적인 산술평균이다. 정권 별로 따지면 이야기는 또 달라진다. 그렇지 않아도 짧은 장관 목숨인데 최근 들어서는 더 짧아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 것.
장관 재임기간이 가장 긴 정부는 5공 정부였다. 평균 17.8개월. 6공 들어와서는 13개월로 단축되고 YS시절에는 11.6개월로 더 짧아졌다.
현 정부에서는 10.5개월로 더 더욱 줄어 역대 단명장관 서열 10위 안에 DJ 정권 각료가 6명이나 들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나머지 4명은 YS정권 각료들이 차지했다).
통계는 그렇다고 치고 그런데 왜 이같이 단명장관이 양산되고 있을까. 여러 가지 이유가 거론된다. 그렇지만 임명권자, 즉 대통령의 ‘정치적 고려’를 주원인으로 보아야 할 것 같다.
국정위기가 발생하면 민심수습책이나 국면전환용 등으로 이뤄지는 게 장관교체다. 이런 면에서 장관교체는 여론이 시끄러우면 장관쯤은 언제든지 희생시킬 수 있다는 권력의 속성으로도 파악될 수도 있다.
장관교체는 정권위기의 돌파구 역할을 해온 것도 사실이다. 이로 보면 장관의 목숨이 짧은 정권일수록 정치적 위기를 많이 겪었다는 이론도 성립되는 셈이다.
어쨌거나 잦은 장관교체는 대통령에게는 일단 득이다. 권력은 보호되기 때문이다. 국민에게는 그러나 손해다. 잦은 장관교체 뒤에는 행정의 난맥이 따르기 때문이다.
한국의 검찰총장 해임 결의안이 결국 부결됐다. JP가 등을 돌린 탓인가, 아니면 한나라당의 전략 부재인가. 온갖 설이 난무하고 있다. 해석은 자유다.
한가지만은 분명하다. 경위야 어찌됐든 그 여파로 정치권 모두가 타격을 입었다는 사실이다. 적과 동지가 구분이 안 되는, 한 마디로 ‘진흙판 개싸움’ 같은 정치권의 모습을 다시 한번 확인시키는 계기가 돼서다.
그건 그렇고 권력 보호를 위해서라면 단명장관 양산도 마다하지 않아 온 집권측이 일개 검찰총장 보호에 왜 그토록 집착하고 있을까. 그 결과로 나타난 또 국민의 정치적 환멸은 어느 정파에게 결국은 유리하게 작용할까.
검찰총장 해임건의안 부결 배경을 그리 간단히 보아서는 안될 것 같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