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말외식
▶ ’맛’ 으로 만나는 명사들의 ‘사랑방’
카페 엘 아도베 (Cafe El Adobe)가 탄생한 첫날부터 오늘날까지 한결같이 부엌을 지키고 있는 루시 (Lucy Casado)는 1964년을 마법과 같은 해였다고 표현한다. 비틀즈가 출현했고 스타 트렉 시리즈가 시작됐으며 카페 엘 아도베가 문을 연 역사적인 사건들이 모두 1964년에 일어났다는 것이다. 그로부터 37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루시의 얼굴엔 세월이 문지르고 간 흔적이 깊이 패었지만 그녀가 만드는 음식에는 그때와 한치도 다를 바 없는 정성이 녹아있다.
알록달록 꽃송이들로 장식된 패티오에는 폭포가 시원스레 흐르고, 실내로 들어서면 각기 다른 분위기의 다이닝 공간이 나타난다. 이곳을 찾았던 유명 인사들의 사진이 벽을 메우고 있는 방을 지나자, 한 구석에 그랜드 피아노가 떡 버티고 있다.
필시 뭔가 사연이 있을 것 같아 캐물었더니, "By the Time I Get to Phoenix"로 한인들에게도 잘 알려져 있는 팝 가수, 지미 웹 (Jimmy Webb)이 기증한 것이라고 한다. 그 외에도 이글즈, 잭슨 브라운, 린다 론스탄트를 비롯한 수많은 스타들이 이곳을 제2의 집이라 부르며 자주 드나들었다.
사람 좋아하는 그녀 주변에는 항상 각계각층의 인사들이 모여들었고 정치인들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카페 엘 아도베는 이내 정치인들과 정치 기자들이 상주하는, 우리 식으로 하자면 ‘구락부’가 되어 있었다. 로버트 케네디, 존 페라로, 그리고 최근의 제임스 한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정치인들이 그들의 선거 캠페인을 이곳에서 치렀다.
전 주지사이기도 했던 제리 브라운은 루시가 요리를 하고 있는 부엌으로 들어와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들을 접시에 담아 먹으면서 그녀와 정치 캠페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고 한다. 스패니쉬 라이스와 닭고기를 되는 데로 담아 자기 식대로 먹는 것이 루시의 눈에 꽤 맛있어 보였다나. 루시는 곧 메뉴에 이 요리를 제리 브라운 스페셜 (Jerry Brown Special, Arroz Con Pollo)이라는 이름으로 소개했고 이는 곧 카페 엘 아도베의 얼굴 마담 격의 요리가 되어 버렸다.
달라이라마의 제자들이 LA를 찾았던 1989년에 루시는 그들을 초대해 식사를 대접하기도 했다. 빡빡 머리에 주황색 가사를 걸친 스님들이 우르르 들어와 식사를 하는 모습을 보고 손님들은 건너편, 파라마운트 영화사에 출연 중인 엑스트라들이냐고 물어오기도 했다고 한다. 티베트에서 온 수도승들이 스위트 마마 루시 (Sweet Mama Lucy)라 부르는 그녀의 요리엔 육체적 배고픔뿐만이 아니라 모성에 대한 굶주림을 채워주는 사랑이 녹아 있는 게 아닐까.
▲종류: 멕시코 요리
▲오픈 시간: 월-토, 오전 11시 30분 -밤 11시까지.
▲가격: 가격은 3-17달러.
▲드레스 코드: 캐주얼
▲주소:5536 Melrose Ave. Hollywood, CA 90038. (한인타운에서 Melrose를 타고 서쪽으로 가다 보면 Wilton을 지나 Plymouth와 만나는 코너, 왼쪽으로 나온다.)
▲예약 전화: (323) 462-9421.
<박지윤 객원기자>jypark@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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