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L 플레이오프 수놓은 말말말
▶ 김병현, 피말리는 ALCS 4차전 8회만루 구원등판 소감에 대해
"이곳에 돌아와 6차전을 치를 것이다."
시애틀 매리너스가 홈구장에서 뉴욕 양키스에 2연패를 당한 18일밤, 루 퍼넬라 감독이 이렇게 소리쳤다. 그러나 나흘뒤 1승4패로 시애틀 6차전 장담이 무산된 22일밤, 퍼넬라는 새 공약을 내놓아야 했다.
"다시는 그런 말을 하지 않겠다."
’10월의 클래식’ 메이저리그 플레이오프는 승부드라마 못지않게 말의 성찬 역시 풍성하다. 한국인은 물론 동양인 최초 WS사나이가 된 김병현(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은 무슨 말을 남겼을까. 특히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리그챔피언십 4차전 8회초 무사만루에 투입됐을 때, 또 5차전에서 1점차 리드를 지키기 위해 8회에 마운드로 호툴됐을 때 심정은.
"재미있던데요…그런 위기에 내보내줘 나를 믿는구나 싶어 감독님께 고맙기도 했고요."
결국 응원하는 ‘우리들’의 속만 까맣게 탄 셈이 됐다. 그러나 위기때만 나타나는 구원투수는 그런 강심장이라야 한다.
정규시즌에선 언히터블로 통하면서도 플레이오프에선 95년 양키스전 2승 이후 6연패에다 올해 카디널스와의 디비전시리즈 2차전 패배까지 보탠 랜디 잔슨이 브레이브스와의 리그챔피언십 1차전을 2대0 완봉승으로 장식한 감회는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내 등어리에 들러붙어 있던 원숭이, 아니 고릴라, 아니 킹콩이 떨어져나간 것 같다."
잔슨은 인간미 역시 ‘빅유닛’이었다. 연패탈출 그날, 팀동료들 이름을 일일이 거명하며 진심어린 감사를 표시했다.
"정규시즌때 쉴링은 내가 그의 기준치를 높여놨다고 말했다. 그러나 플레이오프에서 쉴링이야말로 내 눈높이를 높여놨다…크렉 카운슬이 우리팀에 얼마나 도움이 줬는지 아는가. 정말이지 내 아들이 (나처럼) 왼손투수가 되지 않는다면 카운슬같은 선수가 됐으면 좋겠다…"
1승만 더 보태면 WS행 티켓이 주어지는 3승1패, 고지점령을 눈앞에 둔 승장의 자세는 어떨까. ‘달리는 말은 뒤를 돌아보지 않는다’는 경구는 여기서도 주효했다.
"축제는 이르다. 내일 치러야할 게임이 있다."(밥 브렌리 D백스 감독·조 토리 양키스 감독)
마크 그레이스(D백스)는 재치있는 익살로 PO 어록의 한켠을 장식했다. 브레이브스와의 5차전때 오금 심줄이 삐끗하는 바람에 이루비엘 두라조로 교체된 그가 두라조의 2점짜리 결승홈런을 두고 한 말.
"MVP는 나야 나. 내 심줄이 끊어진 덕에 두라조가 들어와서…"
반면 홈런 주인공 두라조의 말은 WS 꿈을 버리지 못한 채 이팀저팀 전전해온 ‘늙은 전우들’ 가슴에 두고두고 새겨질 감동어린 것이었다.
"10년 20년씩 뛰고도 그곳에 가보지 못한 팀동료들이 얼마나 많은가. 타석에 선 순간, 홈런을 치는 순간, 그리고 다이아몬드를 도는 동안 나는 그들을 생각했다. 그래서 그건 내평생 더욱 잊지 못할 홈런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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