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일 같지 않아요. 골프는 결국 게임에 불과한데 지금 무슨 경사 났다고 시합할 마음이 서겠어요…"
’골프 코리아’의 간판스타 박세리(24)가 복잡한 마음으로 LA에 머물고 있다. 지난 8월말부터
3개 대회를 건너뛰며 ‘올해의 선수상’, 상금왕, 평균 최저타 등 ‘3관왕’을 향한 막판 스퍼트에 들어갈 준비를 단단히 했건만 테러 폭발 사건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은 마당에 속 편하게 골프나 칠 분위기가 아닌 것 같다"며 지난주 대회(세이프웨이 클래식)는 물론 이번주 대회(아사히 인터내셔널)까지 불참을 선언하고 LA로 발길을 돌린 것이었다.
차를 몰고 오리건주 포틀랜드를 떠나 14일 LA에 도착한 박세리는 당분간 LA에 머물며 상황에 따라 행동을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박세리와의 일문일답.
-사건 당시 뉴욕에 있는 언니(유리)와는 금방 연락이 됐는가.
▲연락은 즉시 됐다. 그러나 대화도중 전화가 자꾸 끊기고 전화가 바로 이어지지 않을 때가 많아 보통 걱정되는게 아니었다. 언니가 사는 곳이 월드 트레이드 센터와 가까운 곳이라 "옆 빌딩이 무너진다" 또는 "또 다른 곳에 폭탄이 있다"는 보도가 나올 때마다 가슴이 철렁했다.
-지난주 대회는 물론 이번 주 대회도 건너뛰기로 했는데.
▲언니한테 수시로 전화를 하느라 연습 라운딩도 제대로 할 수 없었고 정신 집중을 할 수가 없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은 가슴 아픈 사건이다. 미국에서 어쩌면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는가. 선수미팅에서도 내년 출전권이 걸려있는 상황이 다급한 선수들은 그래도 경기를 치르자는 등 의견이 엇갈렸다. 대회는 치르되 상금은 가져가지 말자는 의견도 있었다. 그러나 나는 개인적으로 시합할 상황이 아닌 것 같다는 결정을 내리고 일찌감치 기권을 통보했다.
-개인상 레이스에서 앞서가고 있는 아니카 소렌스탐을 잡을 기회가 줄고 있는 것인데.
▲운이 안 따르나 보다. 3주를 쉬며 스윙교정을 끝내는 등 준비를 단단히 해 감도 아주 좋았는데 모든 준비가 완벽하게 끝난 상황에서 이런 불상사가 생겼다. 선수가 된 후 이렇게 오래 쉬는 것은 처음인 것 같다. 그러나 정신적으로 더욱 성숙하게 될 계기가 될 수도 있는 것이고 아직도 해볼만하다고 생각한다.
-다음 출전 계획은.
▲현재로는 이 달 말 AFLAC 챔피언십과 다음 달 초 삼성 월드챔피언십에 출전할 계획이다.
-LA에 와서는 무엇을 하고 있나.
▲호텔방에서 반나절 뉴스나 보고 있는 신세다. 그러나 LA에 오면 한인들도 많고 짜장면 등 LA에나 와야 먹을 수 있는 음식들이 있어 좋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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