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말에 지자는 요수하고 인자는 요산한다는 말이 있다. 많이 배운 사람은 바다를 좋아하고 어질고 덕 있는 사람은 산을 좋아한다는 말이다. 하지만 산을 좋아하고 바다를 좋아하는 사람이 어찌 지자와 인자뿐이겠는가. 현대를 사는 우리 모두 때로는 모든 걸 훌훌 털어 버리고 자연으로 돌아가서 쉬고 싶어진다.
나도 이럴 때 찾는 곳이 있다. 천인단애 발 밑에는 파도가 부서지고 멀리멀리 수평선 저 너머에 두고 온 내 나라가 환상 속에서나마 보일 듯 말 듯 하는 바닷가 언덕이다. 10번 프리웨이가 끝나는 샌타모니카에서 1번 퍼시픽 코스트 하이웨이를 타고 북쪽 방향으로 약 25마일 드라이브하면 말리부 해안가에 엘마타돌(El Matador). 라피드라(La Piedra), 엘프스카돌(El Pescador)이라고 하는 3개의 스테이트 비치가 연이어 나온다.
남가주 해안가 대부분의 비치들이 발 디딜 틈도 없이 사람들이 붐비고 아니면 눈이 닿는 좋은 곳이라면 어디든지 서있는 초호화 주택들이 위화감을 자아내는 그런 분위기라면 이 지역은 자연 그대로다. 인적도 드물고 보이는 건 바다뿐이다. 발 밑에도 바다고 천리 밖도 바다다. 언덕배기에 앉아 끝없이 펼쳐진 태평양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막혔던 가슴이 확 트이고 영혼에 묻어있는 떼까지도 말끔히 씻어주는 느낌이다.
이 곳들은 입장료는 없으며 여느 스테이트 비치나 마찬가지로 약간의 주차비만 무인 매표함에 지불하면 된다. 해가 뜰 때 열었다가 해가 지면 닫는다. 바닷가를 따라서 훌륭한 하이킹 코스가 이어진다. 자신의 페이스에 맞춰 가다가 쉬고 다시 돌아오면 된다.
강태화 <토요산악회장, 909-628-3007>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