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철주필의 테마여행
▶ 낭만과 로맨스로 가득한 바다위의 도시 베니스
이탈리아 사람들에게 “베니스로 가려면 기차로 몇 시간 걸리느냐”고 물으면 못 알아 듣는다. 손짓 발짓 한참하면 그때서야 “오, 베네치아”라면서 웃는다.
베네치아에 첫 발을 들여 놓으면 우선 제일 처음 놀라는 것이 낡은 건물의 초라함이다. “이렇게 구질구질 할 수가…여행 잘 못 왔네”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보트를 타고 시내에 들어 가노라면 건물모양이 점점 달라지기 시작하다가 커브를 돌아 바다가 탁 트인 산마르코 광장에 이르면 그 화려하고 웅장함이 “오! 베니스” 하는 감탄사가 절로 튀어 나온다.
베니스를 관광할 때 필수적으로 지녀야 할 자세가 있다. 그것은 지금의 베니스가 16세기 베니스의 모습 그대로라는 사실이다. 6백년전의 도시가 원형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곳은 세계 어느 곳에도 없다. 로마나 파리도 현대건물과 섞여 있다. 그런 역사를 생각하고 베네치아를 쳐다보면 아까까지 지저분해 보이던 건물이 갑자기 감동으로 다가온다.
베네치아는 바다 위에 세워진 ‘물의 도시’다. 간만의 차이로 아침에는 골목마다 물이 무릎 높이까지 올라오다 낮 11시쯤이면 물이 빠진다. 자동차라고는 눈을 비비고 봐도 없고 통조 보트와 곤돌라가 교통수단이다. 160개의 운하가 시내 골목을 이루고 있고 그 운하 사이에 걸쳐진 다리가 350여개가 된다.
베네치아의 중심은 산마르코 광장이며 광장내 왼쪽에 ‘플로리안’이라는 유서깊은 카페가 있다. 이 카페는 18세기 유럽의 화가 문인들의 ‘만남의 광장’이었으며 베네치아의 명물이다. 캐서린 헵번과 롯사나 브랏지가 영화 ‘여정’(Summer Time)에서 로맨틱한 데이트를 하던 카페가 바로 ‘플로리안’이다. 지금도 이탈리아의 내로라하는 뮤지션들이 이곳에 출연하는데 해질 무렵 맥주를 마시며 이들의 바이올린 연주를 듣는 것은 베네치아 관광의 필수코스다.
1786년 발렌티노 플로리안이라는 힘있는 상인이 개업한 이 카페에는 당시 기생 비슷한 신분을 지녔던 ‘코르티자나’라는 여성들의 미팅장소로도 유명했다.
베네치아 출신으로 세계적인 이름을 떨친 인물들은 줄을 잇는다. 중국을 다녀온 마르코폴로, 작곡의 천재로 불리운 비발디, 한국인들에게도 인기있는 알비노니, 마르첼로, 코렐리 등도 베네치아 출신이고 베네치아 회화파의 대표인 카날레토도 이곳 사람이다.
정말 유명한 사람은 또 있다. 세기의 바람쟁이로 불리운 카사노바가 바로 베네치아 사람이다. 그는 말년에 집필한 회고록에서 자신이 39년동안 데이트한 여성들은 122명이라고 밝히고 있다. 카사노바가 고관들의 부인을 유혹한 것이 미움을 사 산마르코 성당 뒤에 있는 두칼레궁의 감옥에서 옥살이를 한 적도 있다.
베네치아를 돌아보노라면 지울 수 없는 의문이 생긴다. 어떤 사람들이 왜 바다 위에 도시를 세웠을까. 그리고 이들은 어떻게 물속으로 기둥을 박았을까의 건축기술이다.
1천여년전 중앙아시아의 훈족이 유럽을 휩쓴적이 있었다. 이들의 살육은 무자비했다. 그래서 육지에 있던 이탈리아인들이 피난처로 택한 곳이 갯벌지대인 베네치아였다. 이들은 나무를 갯벌에 박은 다음 그 위에 이스트리아라는 특수한 돌을 사용하여 건물을 지었으며 죽을 힘을 다해 외적의 침입을 막았다. 그러나 무역거래로 풍성풍성 해지자 국방이 약해졌고 결국 오스트리아와 가깝게 지낸 것이 원인이 되어 나폴레옹에게 패망했다.
베네치아는 18세기 유럽의 라스베가스였으며 유럽인들이 가장 여행하고 싶은 꿈의 도시였다. 베네치아는 5백년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은 모습이라는데 의미가 있다. 베네치아의 아름다움을 표시하는데는 꼭 두 마디면 된다고 한다. “아! 베네치아” “오! 베네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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