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도의 무더운 날씨에 가만히 있어도 땀이 흐르는 9일 오후 3시 45분, 용인민속촌 한 쪽에 전통 혼례식이 열렸다.
강수연이 시집가는 날이다. 이날 KBS ‘태조 왕건’을 처음으로 제치고 시청률 1위로 올라선 SBS 대하사극‘여인천하’ 에서 정난정으로 나오는 강수연이 혼례식을 올리는 장면이 촬영 중이었다.
3시간에 걸친 세트 준비, 2시간에 걸친 분장이 끝나고 이윽고 트레머리에 원삼저고리 입고 나온 강수연이 초례청에 나타났다. 특유의 웃음을 짓는다.
무더운 날씨와 겹겹이 입은 사극 의상으로 인해 강수연의 얼굴은 결혼의 기쁨보다는 무더위와의 전쟁을 벌이는 고통으로 일그러졌다.
연신 흘리는 땀을 옆에 있던 코디가 손수건으로 닦아주고 촬영에 임했다.
강수연은 김재형 PD의 큐사인이 떨어지자마자 신부의 포즈를 기막히게 연출해냈다. 역시 노련한 배우였다. 정난정이 문정왕후의 오빠 윤원형(이덕화)과 결혼함으로써 신분상승을 꾀하는 순간이다.
50분에 걸친 혼례식 촬영 장면에서 강수연은 NG 한 번 내지 않았다.
이유는? “영화와 드라마에서 수없이 결혼식을 해 봤어요. 그리고 신랑 이덕화씨와 많은 작품에서 호흡을 맞춘 것이 도움이 되었지요.”
진짜로 언제 결혼할 생각이냐는 질문에는 “결혼은 해야지요. 하지만 아직 계획이 없네요.” 지극히 형식적인 대답을 한다.
“사극 촬영을 여름에 하는 것은 정말 죽을 맛입니다. 몇 장면 찍고 나면 속옷이 완전히 땀으로 범벅이 돼요. 그래도 시청자들이 많이 봐 주니 기분은 좋네요.”
80년대 초반 MBC에서 방송했던 ‘교동마님’ 과 ‘안국동 아씨’ 에서 정난정 역을 했던 탤런트 김영란은 이날 촬영장에서는 정난정의 어머니 역을 해 눈길을 끌었다. 당시 정난정의 아역 연기를 했던 이가 바로 강수연이다.
‘여인천하’는 한국 드라마사에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우고 있다. 강수연과 관련된 것이다. 드라마에서 가장 힘을 주는 마지막 장면(엔딩 신)이 매회 강수연의 얼굴 클로즈업으로 장식된다는 것이다. 이날 혼례의 마지막 장면은 감격에 겨운 강수연의 얼굴을 스톱 모션으로 잡은 것. 엔딩 신이었다.
강수연의 혼례식은 31일 52회 때 방송된다.
배국남기자 knb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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