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름방학 맞은 한인타운
▶ 안전한곳 착각 보호자없이 온종일.. 폐관시간 지나도 픽업 안하기 일수
한인타운에 사는 크리스군(가명·9세)은 지난 주부터 1가와 샌앤드류스에 위치한 윌셔도서관을 매일 찾는다. 아침에 아빠가 데려다주고 가면 크리스는 하루종일 도서관에 남아 인터넷에 들어가 놀거나 다른 아이들이 게임하는 것을 들여다보며 시간을 보낸다.
일곱 살짜리 엘렌(가명)은 킹슬리에 있는 집에서 윌셔도서관까지 거의 매일 혼자 걸어온다. 하루 5∼6시간 정도를 도서관에서 보내는데 하는 일은 주로 인터넷 사용이나, 독서, 혹은 도서관 밖에서 노는 것이다.
여름방학을 맞아 어린이들이 보호자 없이 도서관에 방치되는 사례가 부쩍 늘고 있다.
한인타운 도서관에서 매년 여름 반복되는 현상이지만 올해는 피오피코도서관이 증축관계로 문을 닫자 인근 윌셔도서관이나 워싱턴 어빙도서관으로 옮겨지고 있다.
지난 28일 오후 윌셔도서관. 상당수의 한인 어린이들이 눈에 띄는데 부모가 같이 있는 경우는 3∼4명에 불과하다. 부모와 같이 온 아이들은 책을 읽거나 고르지만 대부분의 어린이들은 도서관 컴퓨터로 인터넷을 서프하거나 별달리 하는 일 없이 빈둥빈둥 돌아다니는 모습이다.
루스 사이드 윌셔도서관장은 "피오피코 도서관 폐관후 한인 사용자들이 급증했는데 어떤 부모들은 도서관 시간을 모르고 자녀를 너무 일찍 데려다 줘 도서관 문을 열 때 어린이들이 보호자 없이 밖에서 기다리는 모습을 자주 본다"고 말하고 또 도서관 주변에는 점심을 먹을 만한 곳이 없다며 아이들의 건강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워싱턴와 크렌셔 인근의 워싱턴 어빙도서관에서 근무하는 미키 림 피오피코 도서관장은 "며칠전에는 도서관이 문을 닫을 때까지도 두 아이의 보호자가 오지 않아 도서관 직원 2명이 밖에서 함께 기다려 준 적이 있다"며 "부모들이 도서관을 안전한 곳으로 생각하는 것 같은데 오히려 어린이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이기 때문에 위험한 사람들을 불러들일 수 있는 곳"이라며 도서관에서 인터넷으로 음란물을 보는 성인들이 종종 있다고 말했다.
림관장은 또 피오피코도서관에서는 한인 직원들이 부모들의 고충을 이해하고 눈감아 주기도 했지만 워싱턴 어빙도서관의 외국인 직원들은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느냐"고 의아해 한다며 경찰에 신고되거나 마찰이 생길 것을 우려했다.
미키 림 관장은 "여름방학동안 학부모들이 도서관을 많이 활용하도록 장려하지만 도서관을 데이케어센터로 생각해서는 안된다"며 부모가 함께 있어줄 형편이 못되면 더 큰 아이들이 지켜주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루스 사이드 윌셔도서관장은 폐관시간이 지나도 아이들을 픽업해가지 않으면 도서관 시큐리티를 부르거나 시큐리티가 없을 경우 경찰을 부를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경찰이 개입되면 13세이하의 어린이를 성인의 감독 없이 방치하는 것을 금지하는 아동보호법에 걸려 양육권을 빼앗길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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