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서의 활동과 지난 10년 동안의 의사로서의 정신을 돌이켜 보며 암이 우리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생각해 본다. 많은 사람들에게 아직은 많은 두려움 또는 죽음을 제일 먼저 떠올리게 하는 것 같다.
사실 미국내에서 미 암협회가 처음 창설되었던 20세기 초에는 암은 정말 공포의 대상이었다. 환자들은 두려움과 따돌림으로 세상과 차단된 삶을 살며 외롭게 죽음을 기다리던 때였었다. 마치 암이 전염병이나 된 것 같이 주위사람들의 회피와 무관심으로 환자들은 육체 뿐만 아니라 마음의 아픔까지도 감당해야 했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살고있는 이 시대는 암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가 더욱 풍부해진 때이다. 암에 대한 인식과 과학적인 지식이 많이 알려져 있고 또 많은 괄목할 만한 의학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조기 암 진단과 치유가 가능하게 된 때이다.
매년 전국적으로 열리는 미 암협회의 유방암 걷기 행사에서 볼 수 있듯이 암 생존자들의 굳굳한 의지와 희망이 넘쳐나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암 생존자들 Support Group에 참여하면서 서로를 격려하고 도움주며 여러가지 치료의 어려움들을 이겨 나아감을 보며 많은 것을 배운다. 특히 자원봉사자들 중 암 생존자로서 동포들을 위한 버겐카운티 미 암협회 한인지부설립을 이루어낸 한 여성봉사자를 보며 이 분의 삶이 암을 통하여 어떻게 아름답게 승화되었는가를 본다. 그에게는 자신이 유방암으로 겪어온 그 고통과 어려움의 경험이 남을 위해 헌신하는 한 방도로써 유용하게 쓰여진 것이다.
10여년 전 의과대학 시절 나에게 성경공부를 인도하신 한 의사의 부인께서 말기의 유방암으로 어려움을 겪으시다 돌아가신 때가 생각난다. 그 분은 돌아가시는 그 때까지 전도의 꽃을 피우신 분이다. 그 모습이 나를 포함한 많은 이들에게 아름다운 삶의 모습을 새겨놓은 계기가 되었다. 육신이 생명을 잃어가는 때에 영혼의 생명을 전도하는 의미를 암을 통해 그분은 깨달은 것이다. 장암으로 투병하시다 먼저 떠나신 나의 외숙모님이 또 생각난다. 어려웠지만 두 부부의 서로 의지하고 돌봐주는 사랑을 보여주셨고 숙모님은 본인의 몸을 의대에 기증하는 숭고한 모습을 암을 통해 보여주셨다. 이런 삶의 모습들을 돌아보며 암은 최악의 상태에서도 더 이상 절망과 공포와 비극의 대상만은 아니라는 것을 절실히 깨닫는다.
그렇다. 암은 우리의 어려운 삶에서 극복해야 할 하나의 넘어야 할 장물 뿐이다. 하지만 지금도 옛날의 그 암의 속성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많은 사람들은 안타깝게도 보은한다. 혹은 친지나 친척 친구들이 암환자를 두려워하여 기피하는 이들이 있다. 혹은 암이 본인에게 번지지나 않는가 하며 두려움을 갖는 이들도 있다. 이보다 더 어리석은 생각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암은 전염병이 아니다.
우리는 주위에 암을 경험하는 사람이 있거나 또는 우리 자신에게 암이 진단되었을 때에 이를 포용해야 한다. 암을 경험하는 사람들에게는 무엇보다도 외부의 관심과 정성과 사람이 필요할 때이다. 그들에게는 두려움과 때로는 절망, 분노, 무력함, 그리고 우울증 등이 닥치기 마련이다.
이들이 이런 어려운 상황들을 잘 극복하여 새로운 삶을 준비할 수 있도록 많은 격려와 사랑이 필요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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