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20년 전에 이곳 뉴욕에 있는 한인동포 일간신문에 난 기사를 읽고 정말 이런 일도 있겠는가 하고 생각해 본 적이 있다. 다름아니라 그 신문에 “한국인은 2시간 늦는 민족”이란 제목에 어느 뉴욕 서양계 미국인 변호사의 말을 썼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 글에는 한국계의 개인이나 단체를 막론하고 약속한 제 시간에 와서 일을 하는 예가 극히 드물다는 것이다. 그리고 보통 30분이나 심지어 2시간씩이나 늦게 나타나 상대방에게 골탕을 먹일 뿐만 아니라 그들에게 한국인에 대한 불신을 준다는 것이다. 참으로 한심한 일인 것 같다.
나도 10여년 전에 겪은 경험인데 어느 한인과 외국계 미국인과 같이 만나 사업에 대한 진지한 이야기를 서로 나누기를 약속해 놓았는데 그 한인은 제시간에 나타나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소식도 없어 사방에 연락해 봤으나 종내 연락도 안돼 영문을 모르는 상대방 미국인에게 퍽 미안했고 실례된 일도 있었다.
그들 외국인에게 비친 한국인에 대한 인상이 어떻다는 것은 누구나 상상하고도 남을 것이다. 그 한인은 며칠 후에야 간신히 연락이 됐는데 그 당시 같은 시내에 있었고 다른 곳에서 딴 일을 보고 있었다는 이야기를 아무 거리낌없이 내게 이야기하는 것을 듣고 어처구니 없다는 생각을 했던 기억이 난다.
시간 약속을 했는데 만약 늦는다든지 또는 못 나오게 되면 반드시 미리 상대방에게 사과하고 그 이유와 언제 어디서 만날 수 있겠는지 등을 확실히 이야기 해줘야 그쪽 사람도 납득이 되고 또 서로 존중하는 표시가 된다. 그런데 이런 보편적인 것을 전연 무시하든지 또한 남에게 불편을 준다는 것을 생각지도 않는다는 것은 결국 자기 자신의 인간적 결함을 나타내는 것 뿐이다.
약속이란 딴사람과 나와 서로 존중하고 지키기로 합의한 것인데, 그런 것을 아무 거리낌없이 혼자 제멋대로 어긴다는 것은 일부러 상대방을 얕보든지(특히 자기보다 지위가 낮든지 아랫사람들을), 아니면 무의식적으로라도 그런 천대하는 심리가 발동돼서 그럴런지도 모른다. 또한 약속을 지키는 것을 자기의 이해관계가 큰가 적은가에 따라서 결정하는 사람도 있고, 그런 이기적 판단에 따라 일방적으로 약속시간을 어기는 경우도 보아왔다.
이런 것은 인간 천시의식이나 권위의식 등 실로 아름답지 못한 과거의 일제 식민 잔재나 군사문화의 잔재에서 벗어나지 못한데서도 그 원인이 있는 것 같다. 결국 자기도 욕되게 하고 남에게도 욕되게 하는 사회악의 한 단면이라고 생각된다.
이 복합민족 사회에서 정정당당히 남과 함께 서로 믿고 살려고 한다면 이런 의식구조를 뜯어고쳐 바로 잡아 명랑한 이웃으로 되게 힘써 노력해야 할 것은 더 말할 나위도 없으리라고 생각된다.
이 복합민족사회에서 정정당당히 남과 함께 서로 믿고 살려고 한다면 이런 의식구조를 뜯어고쳐 바로잡아 명랑한 이웃으로 되게 힘써 노력해야 할 것은 더 말할 나위도 없으리라고 생각된다. 우리 스스로가 바른 것을 생각하고 그것을 지켜나가게 되면 그것이 자기 자신과 이웃이 모두 잘되게 되는 지름길이며 그렇게 되는 한인사회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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