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죽기에도 지쳐’(Too Tired to Die)★★★(별5개 만점)
▶ 한인 진원석씨 각본, 감독 블랙코미디
미국서 활동하는 한국인 진원석이 쓰고 감독한 삶과 죽음에 관한 약간 심각한 블랙코미디다. 삶보다는 죽음에 천착하고 있는데 내용을 절충식이 아니라 좀 더 과감히 다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자신의 신분 탓인지 영화 속에 여러 국적의 사람들을 등장시키고 또 동서양 영화의 스타일을 빌려 왔는데 전반부까지 계속되던 속도나 재미가 후반 들며 나른해진다.
맨해턴에서 무위도식하는 일본 청년 켄지(타케시 카네시로-‘충킹 익스프레스’)가 꾸는 무성영화식 꿈으로부터 시작된다. 켄지는 꿈에서 깨어나 단골 카페에 들렀다가 꿈에서 본 죽음의 사신으로부터 도망가는 아랍 청년을 잡아주는 바람에 죽음의 여신(미라 소르비노가 온갖 의상과 헤어스타일을 하고 나온다)으로부터 저승으로 소환되기 전 12시간 동안 마음껏 삶을 즐길 수 있는 특혜를 얻는다.
켄지가 이 통보를 받은 뒤 맨해턴을 오락가락 하며 여러 사람을 만나 이 일 저 일을 겪는 것이 줄거리. 그가 만나는 사람들은 영화광 친구 화브리지오와 카페에서 발작을 읽는(?) 흑인(제프리 라이트가 재미있다) 그리고 카페서 만난 파리에 사는 독일미녀 폴라(제노 레치너)와 길거리 점치는 여인과 여장남자 창녀 등. 여기에 꿈에서까지 어머니 등 이 사람 저 사람을 만나느라 바쁘다.
켄지는 이들 외에도 화랑서 우연히 만난 아눅(김혜수)과 그의 나이 먹은 화가 연인 존(벤 가자라)과도 죽음 얘기를 나누는데 폴라에게 연정을 느끼던 켄지는 존에게 느닷없이 죽기 전 단 한번 아눅과의 섹스를 요구했다가 얻어터진다.
죽음에 항거할 것이냐 또는 그것을 말없이 받아들일 것이냐 하는 문제를 놓고 인생 잔소리가 다소 심한데 여기에 미 제국주의와 미국의 종속국인 한국에 대한 비판까지 담았다.
흥미 있는 소재와 다양한 인물들이 있는 영화로 어느 정도 수준에 오른 솜씨이나 주제를 충분히 살리지 못했고 켄지의 자살은 설득력이 모자란다. 김혜수가 주눅이 들었는지 어색하고 진 감독은 중국인 킬러로도 나온다.
성인용. Phaedra Cinema. 12·13일 상오 10시 선셋5(8000 선셋), 19·20일 상오 11시 모니카(1332 2가 산타모니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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