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믹·작가주의 영화 모두 열정 "양쪽 계속 오갈터"
작가주의 영화와 노골적인 상업 영화엔 엄청난 간극이 있다. 두 작품에서 선보이는 배우들의 연기에도 큰 차이가 있다. 그 차이가 배우에겐 혼란을 야기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주의 영화와 상업 영화의 극단을 꾸준히 오가는 배우가 있다. 조재현(36)이다.
그는 한없이 가벼운 코믹 연기에 일가견을 갖고 있다. 그래서 그를 찾는 상업영화나 TV 드라마가 매우 많다. 그는 이를 거절하지 않고 응한다.
정반대로 그는 또 꾸준히 작가주의 영화나 인디영화에 출연한다. 인디영화란 말 자체가 생소했던 1992년에 인디영화 <가슴에 돋는 칼로 슬픔을 자르고>로 얼굴을 알렸던 그는 이후 김기덕 감독의 영화에 내리 출연했다. 스스로 "김기덕 감독의 전속 배우"라는 농담을 건넬 정도다.
일반 대중들과 일정 거리를 두고 있는 김기덕 감독의 작품에 내리 출연하다 보니 조재현이 대중적인 인기를 쌓을 기회는 없었다. 그래도 그는 아무런 망설임 없이 출연한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해마다 연극도 한 작품씩 한다.
이런 그의 행보는 10년째 계속되고 있다. 그래서 그는 한국에서 가장 독특한 자리에 서 있는 배우가 됐고, 또 그만큼 귀하고 소중한 배우가 됐다.
연거푸 개봉할 영화 <교도소 월드컵>(19일 예정)과 <수취인 불명>(26일 예정)도 이런 조재현의 성격을 선명하게 보여준다.
코미디인 <교도소 월드컵>은 상업영화다. 월드컵과 교도소란 상업적인 소재를 웃음을 주요 코드로 버무려 놓은 작품이다. 여기서 그는 상업성의 핵심 키를 쥐고 있는 인물을 연기했다.
이에 반해 김기덕 감독의 여섯 번째 작품인 <수취인 불명>은 한국에선 드물게 작가주의 색채를 띠고 있는 영화다. 여기서 조재현은 ‘개눈’ 역을 맡았다. 난폭한 인간이나 반대로 그만큼이나 따뜻한 체취에 갈증내는 인물이다.
조재현은 "배우라면 으레 나처럼 사는 줄 알았는데, 어느 날 주변을 살펴보니 나처럼 극단을 오가는 배우가 거의 없었다. 그걸 깨닫는 순간 황당했다"며 웃었다. 그는 "그래도 사는 방식을 바꾸진 않을 작정이다. 인기나 생계보다 깊은 울림의 연기가 더 좋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수취인 불명>과 <교도소 월드컵>의 조재현, 두가지 모습 중에서 어떤 걸 보러 갈까. 조재현의 답은 간단 명료하다. "뭘 고민해요. 둘 다 보면 간단하게 해결될 걸 갖구."
조재현은 벌써 김기덕 감독의 다음 작품 <나쁜 남자>와 주인공 출연 계약을 맺었다.
정경문 기자 moonj@daily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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