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이비스 러브 3세에게 항상 각별한 메이저 대회
매스터스 골프대회는 밥 존스가 지난 1934년 사교모임으로 처음 시작한 이래 장족의 발전을 거듭했다.
이 대회의 우승은 세계의 골퍼들이 가장 동경하는 궁극적인 목표이지만 특히 데이비스 러브 3세같은 골퍼들에게는 그 이상의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
"매스터스는 무언가 다른 데가 있다. 특히 남부출신 골퍼의 경우 가족, 친구, 혹은 팬들이 이 대회에 거는 기대는 다른 어느 대회보다 훨씬 크다"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성장한 러브는 말한다.
러브는 골프를 치면서 세계곳곳을 방문하지만 그의 마음은 매스터스가 열리는 어거스타 내셔널에서 항상 맴돈다.
러브는 1964년 4월 13일 태어나면서부터 매스터스와 깊은 인연을 맺었다.
바로 전날 그의 아버지 러브 주니어는 이 대회에서 34위를 차지했다.
다음 주에 37세가 되는 러브에게 매스터스는 지금까지 잡힐 듯한 하지만 잡히지 않는 그런 대상이었다.
경험은 많이 쌓았지만 우승은 늘 그를 외면했다.
이 대회에 11회나 참가했지만 지난 1995년과 99년 아깝게 준우승에 그치고 말았다.
러브의 아버지는 1954년 U.S. 아마추어 챔피언십에서의 전적과 63년 U.S.오픈에서의 16위권 진입으로 54년과 64년 두 차례 매스터스에 출전했었다.
"클럽프로가 매스터스를 우승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매스터스의 컷통과자체가 아버지에게는 대단한 영광이었다"
러브의 아버지는 당대최고의 티칭프로 가운데 하나였다. 그는 텍사스대학의 전설적인 하비 페닉밑에서 골프를 배웠다.
아버지는 러브에게 골프 이외에 아이스하키, 농구등 다른 스포츠도 가르쳤다.
러브가 열 살되던 해 아버지는 그에게 골프를 취미로 할 것인지 아니면 직업으로 삼을 것인지를 물었다. 러브는 프로골퍼가 되겠다고 답했다.
부자간은 의견일치를 항상 보지는 못했지만 PGA대회 14승을 쌓는 단단한 기초를 닦았다.
러브가 그렇게 의지하고 따르던 아버지는 1988년 비행기사고로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비탄에 빠진 러브는 방황했다.
페닉에게 자문을 구했다. 한때는 나중에 타이거 우즈의 스승이 된 부치 하먼과 팀을 이루기도 했었다. 결국엔 잭 럼킨으로 귀착됐다.
러브는 지난 1995년 매스터스 대회출전이 불가능했지만 개막 1주일 전 뉴올리언스 대회에서 우승, 막차로 참가할 수 있었다.
하지만 뉴올리언스 대회우승은 대회 마지막 4라운드가 열리던 날 아버지의 스승인 페닉의 사망으로 희비가 교차했다. 1주일 후 벤 크렌셔가 매스터스에서 우승을 했고 러브는 아깝게 준우승에 머물렀다.
러브는 96년 U.S.오픈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그리고 97년 PGA 챔피언십에서는 마침내 우승을 거뒀다.
뉴욕 윙드푸트에서 열렸던 이 메이저대회의 최종 라운드는 비가 내리는 가운데 막을 내렸다. 러브가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을 때 하늘에는 어느새 영롱한 무지개가 떴고 무지개의 한 쪽끝은 트로피에 닿았다.
"내가 메이저대회에 출전할 때마다 사람들은 아버지에 관한 얘기를 한다.
잭 럼킨으로부터 지도를 받았을 때 그가 내게 한 얘기는 아버지가 생전에 했던 같은 내용이었다"
플레이에서 러브가 취약한 부분은 공교롭게도 아버지의 가장 두드러진 강점이었다. 피칭, 치핑, 퍼팅이 그것들이다.
"아버지를 그리워하는 이유는 백만 가지가 넘는다. 그린주변에서 보여준 절묘한 치핑샷을 배우고 싶은 것도 그 가운데 하나다"
시즌초반이지만 러브는 벌써 페블비치 프로앰 대회우승을 비롯, 뷰익 오픈 준우승, 그리고 다른 두 대회에서는 10위권에 드는 등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러브가 염원하는 매스터스 우승은 골퍼로서의 궁극적 완성인 동시에 자신에게 영감을 불어 넣어준 아버지 꿈의 실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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