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양아 21년 기른 양부모 유괴혐의로 법정에
미국인들은 자녀입양을 많이 하기로 유명하다. 그러다보니 입양에 얽힌 갖가지 사연도 자연 많다.
다음은 최근에 알려진 입양에 관한 웃지 못할 일화 한토막이다.
베넷 프롭 부부는 지난해 8월, 21세된 아들 매트에게 그가 입양아라는 사실을 털어놓았다. 그러나 매튜는 크게 놀라지 않았다. 언제부턴가 자신이 입양아일지 모른다는 느낌을 가져왔던 것이다. 자신이 부모 중 어느 한쪽과도 전혀 닮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 가족의 입양 케이스에는 또 다른 비밀이 숨겨져 있었다.
베넷와 그의 아내 메리는 매트에게 자신들의 본명은 베리와 주디스 스마일리이며, 20년전 매트 때문에 뉴욕시에서 도망친 후 가명으로 살아왔다는 사실을 고백했다.
스마일리 부부가 세상에 자신들의 정체를 밝힌 후, 이 사건은 더욱 복잡한 양상을 띄게 되었다.
지난 3월 8일, 56세의 베리 스미스가 유괴혐의자 신분으로 뉴욕시 당국에 출두하자, 이 사건은 순식간에 메스컴의 헤드라인을 장식하기 시작했다.
매트의 친부 앤소니 루시니는 아들이 나타난 사실에 대해 기쁨을 감추지 못하면서, 이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지 고심 중이다. 루시니는 현재, 뉴욕 웨스트베리에서 배관공으로 일하고 있다.
매트 자신은 유아기부터 자신을 키워준 양부모의 안위에 대해 더 큰 걱정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심정을 밝혔다.
"나의 양부모는 지난 20년간 진정으로 나를 사랑하고 키워주었다. 현재로서는 내 인생에 어떤 변화가 생기는 것을 원치 않는다"
매트는 1979년, 19세 동갑나기 미혼모 부부인 데비 가드너와 그녀의 남자친구 앤소니 루시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매트의 본명은 앤소니로 붙여졌다. 앤소니는 생후 3일만에 입양아 명단에 올랐고, 베리와 주디스 스마일리 부부에게 입양되었다. 자식이 없었던 스마일리 부부는 전부터 입양아를 물색하던 중이었다.
당시 스마일리 부부는 뉴욕시에서 좋은 직장을 갖고 중산층 생활을 즐기고 있었다. 베리는 뉴욕시 인사과 부과장이었고, 아내 주디스 역시 뉴욕시 노동담당 부서의 직원으로 일하고 있었다.
그러나, 가드너는 자신이 결코 아들의 입양을 바란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녀의 부모가 딸이 미혼모가 된 사실을 수치로 여긴 나머지, 딸이 입양서류에 서명토록 속였다는 것이다. 그해말 가드너와 루시니는 마침내 결혼을 했고 아들을 되찾기 위한 소송을 접수했다.
재판결과, 퀸스 가정법원 판사는 스마일리 부부에게 아들을 친부모에게 돌려줄 것을 명령했다. 당시 매트의 나이 15개월이었다. 그러나, 매트의 친부모가 아들을 되찾기 위해 찾아갔을 때, 스마일리 부부는 이미 종적을 감춘 후였다.
그때부터 루시니 부부는 아들을 찾기 위해 변호사들과 사설탐정을 고용하여 백방으로 수소문 했지만 모두 허사였다. 루시니 부부는 아들찾기 과정에서 10만달러 이상을 지출했다고 주장한다.
루시니 부부는 두 명의 자녀를 더 낳았고 80년 중반에 이혼했다.
그후 두 사람 모두 재혼했지만 이혼 후에도 앤소니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않았다.
루시니는 말한다.
"길을 가다가 옅은 갈색머리와 푸른 눈을 가진 아이들을 볼 때마다, 혹시 잃어버린 내 아들일지 모른다는 생각에 가슴이 두군거렸다. 지금까지 한 번도 그 애 생각을 안 해본 적이 없었다"
한편 스마일리 부부는 앨버커키에 도망가서 제 2의 인생을 시작했다.
그들은 뉴욕시청에 근무하던 시절 알고 지내던 동료직원의 소셜시큐리티 번호를 도용하여 프롭 부부로 행세했다.
그곳에서 프롭 부부는 뉴욕시의 안락했던 생활과는 비교가 안되는 힘든 인생을 살았다.
베넷은 처음 목제장난감 비즈니스를 시작했다가, 나중에 산타페 플라자에서 관광객들을 상대로 은제보석류를 파는 장사를 했다.
하지만, 매트의 성장기는 매우 행복했다.
프롭 부부는 어려운 살림에도 비싼 학비를 게의치 않고 매트를 좋은 사립학교에 보냈으며, 아들을 위해서는 사랑과 시간을 아낌없이 쏟았다. 또, 매트를 위해 미국의 좋은 관광지들을 다 여행했다.
"그들은 아들을 위해 그야말로 자신들의 인생을 희생했다"
프롭 가정을 잘 아는 한 이웃은 이렇게 말한다.
현재까지 매트는 자신의 친부 루시니를 단 한 번 만났다.
또, 친아버지와 함께 살고 있는 두 형제자매, 그리고 친부가 재혼한 후 낳은 세 명의 의붓형제와도 만났다. 하지만, 플로리다에 거주하는 친모 데비와의 재회는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
스마일리 부부가 유괴혐의로 기소될지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실정법 하에서는 유괴혐의가 분명하지만, 친부 루시니가 매트의 감정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고심하고 있기 때문이다.
루시니는 또, 최근 한 인터뷰에서 아들의 본명인 앤소니를 고집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