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한인상공회의소(회장 양재일, 이하 상공회의소)에서 추진해온 한인 금융기관 설립 프로젝트가 암초를 만났다.
상공회의소 산하 크레딧유니언 설립준비위의 김동준 위원장은 지난달말 전격 사표를 내고 상공회의소와 결별을 선언했다. 이번 프로젝트를 입안하고 실질적으로 중심역할을 해온 김 위원장의 사임발표에 따라 크레딧 유니언 설립계획은 출발 자체가 원점으로 되돌아가게됐다.
김 위원장은 3일 언론에 배포한 성명서에서“크레딧 유니언이 특정단체의 산하기구로 소속돼선 투명한 운영을 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금융기관은 독자적으로 책임있게 운영돼야 한다"며 사임이유를 밝혔다.
그는 이어“크레딧 유니언을 설립하기위해 필요한 단체는 후원자 역할만 해야지 산하조직의 일부인 양 취급하여 군림하는 단체가 돼선 안된다"고 주장, 결별의 가장 큰 이유가 상공회의소의 역할에 대한 이견때문임을 명시했다.
이와함께 김위원장은 회원자격 문제도 들고나왔다. 그는“상공회의소측이 크레딧유니언 이용자격을 1인당 가입비 25달러를 내고 상공회의소에 가입한 회원으로 제한하려하고 있다"고 주장하며“상공회의소 회원만이 아닌 워싱턴지역의 전 한인을 회원으로 하는 금융기관으로 태어나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양재일 상공회의소 회장은“후원자역만 하라는 건 이름만 빌려달라는 이야기인데 크레딧 유니언 설립건은 선거공약사업으로 정기총회와 이사회에서 인준받은 사업"이라며“이제와서 김위원장이 딴소리를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불쾌해했다.
양 회장은 또“크레딧 유니언 설립의 모태는 상공회의소가 될 수밖에 없으며 설립된 후에는 연방법에 따라 운영되므로 간섭은 원천적으로 불가하다"며 김위원장의 간섭우려 주장을 일축했다.
회원 자격규정에 대해서도 그는“운영의 묘를 살려 한인이면 누구나 이용가능하게끔 준회원제를 도입하자고 김위원장과 이야기가 끝났는데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며 이는 지엽적인 문제라고 못박았다.
크레딧유니언은 신용협동조합 또는 새마을금고와 유사한 성격으로 회원들이 공동 출자, 운영하는 미니 금융기관.
크레딧 유니언 설립건은 지난해 연말 8대 회장에 당선된 양재일씨의 선거공약사업으로 양 회장은 올초 김동준씨를 상공회의소 지명 부회장 겸 크레딧 유니언설립 준비위원장에 임명, 준비작업에 박차를 가해왔다. 네이션스은행 애난데일 지점장을 지낸 김씨는 그동안 개인적으로 크레딧 유니언 설립을 추진해온 인물.
상공회의소측은 지난 3월8일에는 1차 설명회를 갖고 한인사회에 크레딧 유니언의 출범준비를 공식적으로 알리기도 했다. 당시 계획은 15-20인의 상임위와 200인 규모의 준비위를 구성하고 5월31일까지 3천명의 회원을 모집, 당국에 신청서를 접수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양회장측과 김위원장은 준비위 발족전부터 상공회의소가 운영주체냐, 후원이냐를 놓고 동상이몽을 해왔다. 한인사회에서는 이를 크레딧유니언의 향후 운영 주도권을 둘러싼 전초전으로 분석해왔다. 양측의 갈등이 심화되면서 얼마전에는 정세권 고문 중재로 3자가 우래옥에서 회동했으나 의견차를 좁히는데는 실패했다.
김위원장의 전격적인 사퇴발표로 크레딧유니언 설립안은 출발도 전 삐걱거리게 됐다. 그러나 양 회장은“김위원장이 성급한 결정을 했다"며 아직까지 사표를 수리하지 않은 상태여서 양측의 재결합 가능성에 여지를 남겨놓고 있다.
양 회장은“상공회의소는 손을 떼라는 주장을 철회하면 김위원장을 받아들일 수도 있다"며 5일 열리는 정기 임원회의에서 김위원장 사표건을 논의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김위원장이 끝내 주장을 철회하지 않는다면 독자적으로 설립을 계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와관련 상공회의소측은 워싱턴천주교회에서 운영중인 크레딧 유니언과 결합하는 방안을 모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비해 김위원장의 입장은 이미 루비콘 강을 건넜다는 식의 강경한 입장이다. 그는“사표는 수리돼야한다"며 워싱턴지역 5개 한인회와 손을 잡고 한인 전체를 대상으로 한 유니언크레딧을 만들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