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유층 새 여행상품... 전리품같은 자기과시가 특징
돈많은 사람들의 여행패턴이 변화추세를 보이고 있다.
평범한 것은 싫다는 부자들만의 심리가 여행패턴에 반영되고 있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열대지방 여행의 대명사로는 인도네시아의 발리섬이 꼽혔다.
하지만, 최근들어 엘리트 여행객들 사이에서 발리섬은 한물간 열대여행지로 치부된다. 반면, 이들은 많은 사람들이 가보지 못한 새로운 여행지를 선호한다.
요즘 엘리트 여행자들 사이에서 최고의 열대여행지로 꼽히는 곳은 아프리카 동부해안 인도양상의 세이칠리스 섬.
근래에 이곳을 다녀온 사람들은 한결같이 세이칠리스야말로 새로운 열대의 천국이라며 감탄한다.
여행업계에서는 엘리트 여행객들의 새로운 여행패턴을 ‘트로피 트래블’이라고 부른다.
남들이 아직 가보지 못한 곳을 먼저 여행함으로써, 마치 전리품을 챙기는 듯한 승리감을 맛보며 자신을 과시하기 때문이다.
예전 같으면 아프리카 여행의 최고메뉴는 열대사파리 여행이었다.
하지만, 요즘 엘리트 여행객들 사이에서 아프리카 사파리는 ‘저녁식사 후의 하품’ 쯤으로 하찮게 치부되고 있다. 이들은 단순한 사파리 여행보다는 소위 ‘빅 파이브’로 통하는 코뿔소, 호랑이, 표범, 코끼리, 그리고 케이프 버팔로 등과 근접조우하는 경험을 사파리여행의 백미로 친다.
커네티컷 소재 라게이 여행사의 폴 라게이는 최근의 새로운 여행패턴의 배경을 이렇게 분석한다.
신세대 부호들은 부모세대보다 여행의 기회가 더 많아졌고, 여행잡지나 TV 여행광고, 그리고 인터넷 검색등을 통해 다양한 여행지식을 습득한다. 그 결과, 여행에 대한 이들의 식견과 기대치가 크게 높아졌다는 것이다.
라게이의 고객중 70세의 한 부호는 최근, 라게이에게 가장 이색적인 아프리카 여행스케쥴을 잡아달라고 요청했다.
그의 여행코스에는 전설적인 블루 트레인의 소유주 스위트룸을 타고 요하네스버그에서 케이프타운까지 가는 기차여행, 잠베지 강의 뗏목여행, 그리고 개인용 헬기를 동원한 빅토리아 폭포 관광 등이 포함되었다. 그는 또, 매우 값비싼 신지타 사유지 사냥리조트에서 숙박하고, 현지출신 관광가이드를 대동하고 소웨토를 여행했다.
이 노부호의 아프리카 여행에는 총경비 5만달러가 소요됐는데, 그의 관광 중 백미는 영국제 전투기에 한시간 동안 탑승하는 조종훈련이었다. 그는 직접 조종간을 잡고 전투기를 조종하는 기회도 가졌다.
그는 집에 돌아와서 주위사람들에게 할 말이 많았다.
그는 이렇게 자랑했다.
"이 세상에서 민간인이 전투기를 직접 조종해 볼 수 있는 곳은 모스크바와 케이프타운 두 곳 뿐이다"
케이프타운의 전투기 비행훈련 경비는 시간당 1,200달러였다.
미네아폴리스 소재 힐라드 여행사의 다이앤 힐라드는 요즘, 엘리트 여행자들은 일반인들에게 생소한 역사문화 탐방여행도 선호한다고 말한다.
힐라드가 최근 판매한 여행상품 가운데는 현대판 게이샤와 만나는 일본여행, 유대인들을 위한 체코 프라하행 유월절 여행, 그리고 프랑스의 포도주 주산지 탐방여행 등이 포함되어 있다.
라스베가스 소재 프로트래블 대표 일레인 스타인버그도 동의한다.
"요즘 트로피 여행자들의 가장 뚜렷한 특징은 사람들의 발걸음이 거의 닿지 않은 신천지 여행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그는 특히, 트로피 여행자들은 날이 갈수록 음식과 와인의 품질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한다.
스타인버그의 여행상품 중에는 남태평양 피지섬 여행상품이 있다.
이 상품은 피지섬의 와카야 클럽의 에덴동산처럼 격리된 은밀한 분위기 속에서 최상품의 식단과 와인을 즐기는 것이다. 비용은 하루 1,000달러인데, 007영화의 주연배우 피어스 브로스넌을 비롯한 유명 연예인들이 애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백만장자들의 핸드북’의 저자 파운틴은 최근의 경기둔화 추세에도 불구하고, 백만장자들의 씀씀이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고 말한다.
특히, 젊은 백만장자들은 다소의 위험을 감수하고라도 서민들로부터 격리된 지역들을 여행함으로써, 자신을 과시하려는 성향을 보인다고 지적한다.
예를 들어, 신세대 백만장자들 가운데서는 멕시코 유카탄 반도의 정글에서 마라톤을 하고 일대일로 토속 마사지를 즐긴 다음, 3중 필터로 만든 에스프레소 커피를 마시는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여행전문가들이 추천한 트로피여행 목적지들을 몇 군데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스코틀랜드 도녹의 시키보 성은 일찍이 강철왕 카네기가 소유했던 유서깊은 관광지다. 팝가수 마돈나의 결혼식으로 세간에 널리 알려지기 전부터 엘리트 여행자들 사이에서는 매우 유명했었다. 앞서 언급한 세이칠리스의 알폰스 섬 리조트는 접근이 매우 어렵다. 차세대 열대여행지로 알려진 이 섬에 도달하려면 일반 항공여행을 한 다음, 다시 경비행기를 타고 장거리 비행을 해야 한다. 그 밖에도 칠레 파타고니아의 토레스 델페인 국립공원 여행, 네팔의 뱅갈 타이거 추적여행, 그리고 개인 행해사를 대동한 갈라파고스섬 항해여행 등도 인기있는 트로피 여행상품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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