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를 안다는 것, 평생을 살아도 이루기 힘든 최대의 과제가 아닌가 생각해 본다. 나를 알고 적을 알면 백전 백승한다고 했다.
월남전이 한창일 때 대위 계급장을 달고 2년 동안 참전했던 경험이 있다. 미국이 그처럼 많은 물자와 인력을 퍼붓고도 이길 수 없었던 것은 자신의 힘만 믿고 전선도 없고 적도 구분할 수 없는 상황을 충분히 알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어쩌면 자기를 알기른 커녕 스스로 자기를 모르고 있다는 사실 조차 모르고 평생을 살아가고 있는게 아닌가?
얼마 전 이웃교회에 나가는 어느 집사님이 부흥회 테입을 한개 줘서 들었는데 대표기도가 얼마나 긴지 놀랐고 더 놀라운 사실은 그 기도가 20여년 전 내가 한 기도였다는 사실이었다. 그동안 내가 드린 기도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은혜가 되기는 커녕 지루함을 줬을까 생각하니 부끄럽고 죄스러운 마음에 몸둘 바를 몰랐다.
사람이 스스로를 보지 못하고 살다가 죽어가는구나 하는 생각이 耳順이 지나서야 어렴풋이 느껴지게되니 평생을 배우면서 살아야 한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다짐하게 된다.
김대중대통령이 성급하게 부시대통령을 만나러 왔던 것도 상대의 형편과 사정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서둘렀던 결과로 외교의 실책을 가져왔다고 생각된다.
우리는 우리의 벌거벗은 모습을 자주 거울에 비춰볼 수 있는 용기와 결단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선 우리가 입고 있는 체면의 옷, 자존심의 옷, 교만의 옷, 위선의 옷을 벗어버릴줄 알아야 스스로의 알몸을 볼 수 있다.
흔히들 한국인은 삼체를 가지고 살아간다고 한다. 못났으면서 잘난체, 없으면서 있는 체, 모르면서 아는 체. 체면이 무엇인지 그것 때문에 죽기도 하고 살기도 한다. 후배가 먼저 진급하면 옷을 벗어야하고 아랫사람이 윗사람 되는것을 받아들일 수 없는 사회가 되어버렸다. 양반은 곧 죽어도 노동할 수 없다는 유교의 그릇된 생각과 사람을 외모로만 판단하는 편견 때문에 고급 옷, 고급 시계, 고급 구두, 고급 차만 찾는 헛된 풍조가 만연하고 있다.
그리하여 이곳 미국사는 사람들은 들어보지도 못한 유명 브랜드를 찾아 싹쓸이를 해가지고 간다고들 한다.
내 자신을 다 알 수 없는 인간의 한계를 깨닫고 나의 부족하고 병들고 냄새나는 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면서 살 수 있다면 남의 잘못과 부족도 이해하면서 받아들일 수 있는 관용과 포용의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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