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의 배꼽 끈을 자른 후에 갓난아기가 첫 번째 하는 큰 일은 ‘우는 일’입니다. 우는 동안에 아기의 폐는 활짝 열려지고 꽈리같은 조직들이 풍선처럼 불어나지요. 차차 크면서 아기는 필요할 때마다 우는 힘을 깨닫게 되지요- 가령 배고플 때, 졸릴 때, 그리고 기저귀가 척척할 때.... 등. 그 때마다 사랑하는 엄마는 젖을 주고 재워주고 또 새 기저귀로 갈아주십니다.
아기는 돌이 되기 전에 벌써 "와! 이 세상 살만한 곳이네!"라고 믿음(Trust)을 갖게 되어, 금방 엄마가 보이지 않더라도 잠시는 봐줄 줄(?)도 알게 됩니다. 가끔 젖꼭지를 물거나 발길질을 하다가 엄마얼굴을 차더라도, 이 때는 고의가 아닙니다. ‘감정’을 ‘근육’으로 표현하는 능력(Ego Function)은 적어도 걷기를 배울 쯤에야 가능하니까요.
생후 일년간 아기의 머리무게가 본래의 세 배로 커지는 것도 이런 뇌조직(대뇌 및 소뇌)의 성장 때문입니다. 두 살이 되면 엄마가 하루종일 일을 하러 가더라도 유아원에서 잘 지내는데 이미 ‘엄마의 상’이 머리 속에 잡혀 있고 믿기 때문입니다. 이것을 정신과 용어로는 ‘Object Representation’이라고 합니다.
눈에 보이지 않더라도 엄마는 ‘세상 어느 곳에 있다가 나에게 돌아올 것’을 믿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엄마, 아버지의 싸움이 잦거나 몸이나 마음의 질병으로 엄마가 우울한 경우에는 "왠지 세상은 믿기 어려운 곳"으로 여겨지게 됩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런 아기들이 모두 ‘부모 잘못’ 때문에 ‘믿음’을 못 갖는 것이라고 보는 것은 큰 잘못임이 요즈음 연구에서 밝혀지고 있습니다.
전후 1950년에서1970년의 미국 사회에서는 ‘냉장고 같은 부모’니 ‘분열증을 일으키는 어머니’등의 말을 사용하면서 많은 사회학자들이 ‘부모의 잘못’을 문제로 삼았습니다. 그러나 아기의 ‘타고난 천성’이 워낙 너무 분주하거나 아니면 혼자 있기를 좋아하고 사람을 기피하는 경우에는 부모를 그에 ‘맞는 방향의 육아식’으로 몰고간다는 겁니다. 그래서 어떤 아이는 간혹 문제가 있더라도 엄마와 ‘Good-fit’이 되어 편안하게 자랄 수 있는 반면에 어떤 아이와 엄마는 ‘Bad-fit’ 때문에 둘다 고생을 하게 되지요. 이럴 때에 아빠와 주위의 친척들 중에서 ‘Good-fit’이 되는 어른을 찾아서 같이 유대를 갖게 하는 것은 엄마나 아기에게 모두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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