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 캘리포니아주 랜초 미리지의 미션힐스 컨트리클럽.
LPGA 나비스코 챔피언십 18번홀의 ‘월 오브 챔피언스’를 지날 때 애니카 소렌스탬은 억지로 눈물을 참았다.
소렌스탬은 이 마지막 홀에서 15피트짜리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면서 금년 첫 메이저대회의 우승을 거머쥐었다. 3주 연속 우승을 차지하는 동시에 5년만에 첫 메이저대회 우승을 거두는 감격적인 순간이었다.
소렌스탬의 오른편에서는 수백 명의 팬들이 환호성을 올렸다. 18번 그린으로 이어지는 다리옆에서는 남편 데이빗이 캘리포니아 샴페인 한 병을 들고 있었다. 여동생이자 역시 LPGA 선수인 샬로타와 스웨덴에서 온 아버지 톰도 벅찬 기쁨에 껑충껑충 뛰고 있었다.
"나는 하루종일 내 자신에게 ‘너는 네가 원하는 그곳에 서있다. 하지만 인내심을 갖고 한 타씩 침착하게 쳐야 한다’는 말을 되풀이 했다. 그 결과가 바로 이것이다. 승부는 게임이 완전히 끝나기 전까지는 끝난 것이 아니다"
소렌스탬은 우승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소렌스탬에게 금년 LPGA 시즌은 마술처럼 펼쳐지고 있다.
또한 이번 시즌은 프로스포츠세계에서 가장 재능있는 여자선수 가운데 하나인 그녀의 커리어에 있어서 르네상스인 동시에 하나의 중요한 전환점이 되고 있다.
소렌스탬은 올해 참가한 다섯 대회에서 2위권밖으로 밀려난 적이 없다. 시즌 상금이 벌써 64만 달러에 육박하고 있고 생애통산상금은 700만달러고지를 돌파, 현역 여자 골퍼 가운데 단연 선두를 달리고 있다.
올해 30세인 소렌스탬은 흠잡을 데 없는 플레이를 펼치면서 ‘웰치스 서클 K’, ‘스탠다드 레지스터 핑’을 석권했다. 두 대회의 스코어를 합치면 무려 50언더파에 달한다.
2주 전 피닉스에서 열렸던 대회 2라운드에서 소렌스탬은 여자 프로골퍼로는 최소타인 59타를 처음으로 기록했다. 그녀는 첫 여덟 홀에서 연속 버디를 성공시켰다.
이번 나비스코 대회의 석권으로 소렌스탬은 세 번째 우승을 메이저로 장식하면서 3연승을 거둔 사상 네 번째 여자골퍼가 됐다. 다른 세 사람은 캐시 위트워스(1971), 미키 라이트(1964), 말린 해지(1956) 등이다.
"소렌스탬은 마치 어떤 사명을 띠고 골프를 치는 것 같다. 그녀는 그야말로 실수없는 골프 기계다"
내시 로페즈는 감탄한다.
지난 해 ‘롤렉스 올해의 선수’로 선정됐고 이번 나비스코 대회에서는 공동 준우승을 차지한 호주의 카리 웹도 혀를 내두른다.
"애니카는 자신의 플레이수준을 한 단계 상승시켰다. 그에게 대적하기 위해서는 나도 게임의 질을 높혀야만 한다"
소렌스탬은 이같은 최근의 급상승세로 골프전문지 ‘골프 월드’의 표지에 실렸다. ESPN의 ‘스포츠센터’에서도 톱기사로 다뤄졌다.
"세계최고의 여자골퍼는 소렌스탬이다"
앤하우저 부시의 홍보 및 마케팅 담당 부사장 토니 폰투로는 단언한다.
"믿을 수가 없다. 이것은 꿈이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이 모든 것이 왜 벌어지는지 알 수 없다. 하지만 나는 모든 것에 정말로 감사하고 있다"
소렌스탬은 말한다.
하지만 소렌스탬의 이같은 눈부신 성공은 피나는 노력의 결과다.
소렌스탬은 1995, 97, 98년 롤렉스 올해의 선수로 선정됐지만 참가하는 대회마다 별로 힘들이지 않고 우승한 때문인지 때때로 우울증에 빠졌다. 그러다가 지난 2년 간 카리 웹의 열풍속에 휘말렸다.
상금랭킹정상에서 밀려나 1999년 4위, 2000년 2위를 기록한 스렌스탬은 1999년말부터 다시 정신을 차리기 시작했다.
소렌스탬은 생전 처음으로 체력단련에 돌입했다.
요즘 운동으로 과거 어느때보다 날씬한 몸매를 과시하고 있는 소렌스탬이 허리힘을 기르기 위해 하는 윗몸 일으키기는 하루에 무려 750번 이상.
그녀는 집중적인 퍼팅 연습과 함께 드라이빙 레인지에서의 훈련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 남편 데이빗은 35야드에서부터 165야드거리까지의 인간표적을 자청, 아내를 돕고 있다.
또 그녀는 컴퓨터를 이용, 자신의 훈련내용을 정밀하게 기록, 평가하는 것은 물론 다른 선수들의 데이터도 철저하게 분석하면서 대회에 임하고 있다.
타고 난 재능, 피나는 훈련, 과학적인 경기운영의 삼위일체는 현재 LPGA를 휩쓸고 있는 소렌스탬 열풍의 근원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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