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나의 담당분야인 교육특집에서 장애아동을 위한 뉴욕시의 무료교육프로그램을 다룬 적이 있다. 신체장애 및 정신장애, 학습 장애 모두를 포함한 포괄적인 장애인 프로그램이 주요 내용이었다.
취재 중 장애인특수학교에서 자원봉사 하는 한인학부모 한 분을 만났다. 그는 “장애자녀를 둔 한인들이 이를 창피하게 여겨 각종 무료 교육혜택의 기회를 아깝게 놓치는 일이 허다하다”며 무척 안타까워했다. “정신장애 자녀를 둔 경우, 부모들의 이 같은 태도는 정도를 더할 뿐”이라고 덧붙이면서.
사실이 그렇다. 미국에 살지만 근본은 한국인이기에 장애인에 대한 그릇된 사회적 편견이 지배적이어서 한인 장애인들은 당연한 자신들의 몫마저 자의반 타의반으로 박탈당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그렇기에 많은 학부모들은 자녀의 장애 사실을 은폐하려 하고 무리하게 일반학교에서 교육받도록 자녀를 혹독하게 몰아갈 수밖에 없다.
한국과 달리 장애인들의 천국이라는 이곳에서도 한인장애인들은 예외대상일 뿐이다. 한인식당 이용이 두렵다는 한인장애인들은 턱진 계단, 장애인 주차시설의 미흡, 휠체어 이용자를 위한 여유공간 부족으로 한인식당만 들어서면 종업원들의 눈치로 편안한 식사를 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가능한 능력을 살려 일을 하려해도 한인업체만 유독 장애인 고용을 꺼리고 장애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억지로 싼 임금을 주려하기 일수라고 한다.
많은 유명인사들의 경우 사고로 자신이 장애인이 되거나 암 환자가 된 뒤에야 평소 관심조차 갖지 않던 장애인 문제, 암 연구, 복지시설 개선 문제를 위해 기금을 조성하고 계몽운동을 펼치는 것을 본다. 스스로 당하기 전에는 결코 상대방의 고통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다.
어느 정도 위치에 서지 않으면 장애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차가운 시선을 외면할 수 없는 안타까운 현실 속에서 역경을 딛고 성공한 사업가로 제27대 뉴욕 한인회 회장직에 선출된 김석주 신임회장이 앞으로 한인사회내 장애인 복지 시설문제에도 관심을 가져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더불어 우리 한인들도 이제는 장애인의 문제를 자신들의 문제로 여기고 역지사지(易地思之)하는 성숙한 태도를 가져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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