얌전하고 순해서 양가집 규수 같기만 하던 명세빈이 말괄량이로 바뀌어 버렸다. 남자 같은 차림새에 왈패 같은 행동을 하는 그녀는 더 이상 예전의 참한 처녀가 아니다.

거친 공사장에 뛰어들어 아버지 일을 돕는 그녀는 중성적인 캐릭터로 변신한 것이다. 그래도 여전히 착하고 따뜻한 여자다. 평범하지만 해맑게 생긴 외모는 누추한 옷을 입어도 가려지지 않아서 흙탕물 위에 떠 있는 연꽃 같기만 하다.

그녀는 현대판 신데렐라 역할이다. 계모보다 더 그녀를 구박하는 억센 엄마와 못된 여동생에게 갖은 설움을 당하는 ‘재 투성이’ 처녀인 것이다. 그녀가 언제 재 투성이의 자리를 털고 유리구두를 신게될 지는 모르지만 지금은 가엾고 측은한 신데렐라일 뿐이다.

그래도 그녀는 씩씩하고 밝다. 그래서 더 예쁘게 느껴진다. 눈물이나 흘리며 왕자만 기다리는 나약한 멜로형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동안 청순가련형을 주로 해왔던 명세빈의 분위기가 훨씬 새로워진 느낌이다. 남자의 정강이를 걷어차는 모습이나 트럭을 몰고 다니는 폼은 터프하기까지 하니 말이다.

사실 그녀의 얼굴은 여고생에 가깝다. 꺠끗하고 순수한 맛이 원형의 아름다움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뭔가를 가미하고 치장한 인공미가 전혀 보이지 않는 자연스러움이야 말로 명세빈의 최대 장점이다.

화려하거나 깜찍한 매력으로 한눈에 쏙 들어오는 얼굴이 아니라 담백하고 은은한 맛으로 정을 느끼게 하는 외모인 것이다. 그래서 캐릭터도 튀는 쪽보다는 평범하면서도 청순한 쪽을 늘 해온 그녀다. 쌍꺼풀이 보일 듯 말듯한 눈이나 조금은 평면적인 느낌의 납작한 윤곽은 한국여자의 원형이다. 다만 유려하게 뻗은 콧날이 상큼한 입체감을 만들어낸다.

가지런한 이를 드러내며 웃을 때 가늘게 좁아지는 눈매는 그녀를 선량한 여자로 보이게 할뿐 아니라 영민한 처녀로도 보이게 한다. 놀라운 아름다움이 아닌 편안한 아름다움이 그녀의 이름이다.


/ 파티마 의원장, 성형미학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