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 말의 타당성과 신뢰성을 입증할 만한 하나의 사건을 직접 목도하게 되었다. 마약 딜러가 체포될 당시에 총을 소지하고 있을 경우에는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그 총기소유 자체에 따른 형량이 더해져서 더 많은 형을 언도받게 되어 있다. 그런데 내가 만난 한 백인은 이상하게도 그것에 관한 케이스는 무혐의 처리(디스미스)되어 버리더라는 이야기다. 이것이 흑인일 경우에는 어림없는 이야기다.
또한 흑인이 주로 취급하는 마약에 관해서는 같은 양의 마약일지라도 지나치게 무거운 형량을 지우는 방면 백인이 주로 취급하는 마약에 관해서는 훨씬 낮은 법적인 가이드라인을 적용하게 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제시 잭슨목사를 비롯한 많은 재야 법조인들까지도 공정하지 못하고 법의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법의 개정을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는 사항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인체에 더 해로울 뿐만 아니라 중독성이 훨씬 심한데도 이렇게 관대하게 되어있는 법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어쨌든 감옥에 갇힌 지금 이들이 취할 수 있는 선택은 아무 것도 없다. 고요한 침묵과 약간의 분노를 느낄 것이다. 아니면 허탈의 단계를 넘어선 체념일 것이다. 누군가 휘둘러 놓은 규칙에 아무런 저항도 없이 빨려들어가야만 하는 우리들의 모습은 참으로 딱하기 그지없다. 그리고 이제 담장안의 운명은 우리가 결정할 수 없는 것임을 경험으로 직감으로 알아버린 우리의 마음은 스산하기 그지없다. 이런 스산하고 착찹한 마음과 함께 스치는 생각은 이젠 우리가 처한 현실과 미국인이 우리에 대한 인식까지 여과없이 생생하게 느끼고 우리의 운명에 대해 진지하게 성찰할 때가 왔음을 절감한다.
미국의 일방적 긍정이나 어설픈 절충의식 보다는 담담한 심정으로 미국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사정을 파악하려는 의지와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우리가 끌어안았던 미국속의 사회 이제는 그 민주주의적 요소는 긍정하되 강력한 힘과 위장된 인권의 묘한 타협이 숨겨져 있는 반민주적 요소를 분별하고 그것이 어떻게 들지우고 왜곡하는지를 성찰해야 한다. 그래서 마냥 안주하려는 차원을 넘어 부릅뜬 의식으로 이 커다란 조직의 체질을 바꾸고 새로운 양분을 공급하는 근원적인 고민을 할 때라고 생각한다.
Kun Chang, Lee(펜실베니아의 한 교도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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