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사춘기 청소년은 그야말로‘움직이는 시한폭탄’과도
같습니다. 부모들은 문제를 일으킨 자녀를 붙잡고 울고불고
하지만 이민자로서 어려운 삶은 아이나 어른이나 똑같습니다.
청소년들이 겪는 어려움과 스트레스는 부모가 생각하는 그 이
상입니다."

훼어팩스 카운티의 로빈슨 고교와 훼어팩스 고교에서 한인학
생 담당 상담교사로 재직중인 경 듀갠(Kyung Dougan, 54)
씨는 학생들에게‘아줌마’로 불리우는 선생님이다.

듀갠씨에 따르면 한인학생들이 가장 힘들어 하는 것은 영어
의 부족에서 오는 위축감과 열등감. 특히 이민온 지 얼마 안되
는 학생의 경우, 감수성 예민한 사춘기로 접어들어 피해의식을
갖는다. 이 학생들은 틀린 것을 지적, 도와주려는 교사들조차
‘인종차별하는 교사’로 규정해버린다. 영어의 부족은 학습의
욕 저하를 초래하고 학교에서 멀어지며 문제학생들과 어울리
기 시작하게 되는 원인이 된다는 것.

이어‘나는 누구인가’라는 정체성의 혼돈(Identity crisis)으
로 청소년들이 정신적 방황을 겪는다.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이민학생들이 마음고생을 하고 있다.

학습의욕 저하와 자기 정체성의 혼란은 무단결석, 음주, 흡
연, 가출, 문란한 성관계, 마약, 컴퓨터 음란물 중독등 각종 문
제를 일으킨다. 이같은‘사춘기의 열병’을 슬기롭게 잘 넘기기
위해서는 부모들의 애정어린 관심과 사랑이 절대적이라고 듀갠
씨는 말한다.

그는 성공적인 자녀교육을 위해서“자녀와 마음을 열고 대화
할 것, 부모가 일관성을 유지할 것, 다른 학부모, 학교당국과 함
께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자녀 교육정보를 공유할 것, 구체
적인 칭찬을 자주 해 줄 것"등을 들었다.

또 감수성 예민한 사춘기 학생들의 경우 부모의 결혼생활이
큰 영향을 미친다며 정직성과 준법정신 등 도덕적인 모범을
보일 것을 당부했다.

“한국부모의 경우 부부끼리도 서로 쉬쉬하며 아이 문제를
감추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많은 한국아버지가 대화를
통해 문제 해결을 도모하기 보다는 고함을 지르고 욕을 하며
심한 경우 때리기도 하는데 이는 더욱 사태를 악화시킬 뿐입
니다. 자녀가 소유물이 아닌 한 인격체임을 명심해야 합니다"
특히 한국부모의 경우 모든 것을 오픈해서 해결하려는 미국
부모와는 달리 자신의 자녀문제는 철저히 감추려 하면서 남의
자녀문제에는 지나치게 많은 관심을 보인다는 것.

한편 한국에서 학습능력이 신통치 않은 자녀의 대학 진학을
위해 미국에 무작정 이민오는 경우가 많은데 한국에서 학습
성취욕구가 약한 학생은 대부분 이곳에서도 마찬가지라고 단언
한다.

그는 우리 청소년들을 ‘훌륭한 한국계 미국시민’으로 성장
시키기 위해서는 부모가 마음의 여유를 갖고 자녀의 생활을 지
켜볼 것을 강조했다.

듀갠씨는 숙명여대와 계명대 대학원을 졸업한 후 79년 도미,
캘리포니아 몬트레이 페닌슐라 칼리지에서‘인간개발학(Hum
-an Development)’을 전공했으며 92년부터 훼어팩스 카운
티 교육청에서 근무해 왔다.

남편은 웨스트 포인트 출신의 마이크 듀갠(Army Manage
-ment Staff College)교수로 슬하에 1남1녀를 두고 있다.

<정영희 기자>

훼어팩스 카운티 레스톤 지역도서관(11925 Bowman Town
-e Dr.)은 3월4일부터 매주 일요일 오후 4시부터 6시까지 성
인을 대상으로 인터넷 개별지도를 실시한다.
▲문의(703)689-2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