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지막 유원지’ (Last Resort) ★★★★½
낙원에 들어가려다 도중하차 당한 어머니와 아들의 ‘실낙원’으로 참담한 상황 속에서 꽃피는 인간의 친절을 찬양한 영화다. 회색빛 겨울바닷가의 버려진 마을에 떨구어진 가련한 군상들의 얘기여서 영화의 모양과 내용이 을씨년스러우나 궁극적으로 인간성을 잃지 않아 매우 고무적이요 희망적이다. 모든 것이 춥고 찌뿌드드해 인간의 동정심이 더욱 따뜻하게 느껴진다.
소련서 10세난 아들 아티옴(아티옴 스트렐니코프)을 데리고 영국의 약혼자를 찾아온 타냐(디나 코준)가 마치 죽은 자가 천국의 광채를 향해 나아가듯 트램을 타고 공항을 빠져나오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타냐는 공항에 나타나지 않는 약혼자를 기다리다 지쳐 이민국 직원에게 정치망명을 신청한다.
타냐와 아티옴은 망명 가부 결정이 내려질 때까지 바닷가의 폐쇄된 마을 스톤헤이븐에 거주하게 된다. 이 마을은 타냐 같은 사람들을 집결시킨 수용소로 말하자면 인간 덤핑장. 마을 전체가 하나의 교도소인 셈인데 타냐는 여기서 오도가도 못하는 처지가 된다.
두 사람은 마을 아케이드의 매니저로 착하고 동정심 많은 알피(패디 콘시딘)를 알게 되고 알피와 조숙한 아티옴이 친해지면서 타냐도 자기를 좋아하는 알피의 친절에 마음이 이끌린다. 마크가 자기를 버렸다는 것을 알게된 타냐는 조국으로 돌아갈 여비를 마련하려고 인터넷 포르노 영화에 나가기까지 하는데 이 일로 타냐는 아들과 알피의 큰 분노를 산다.
각박한 처지에서도 타냐와 아티옴은 알피의 상냥함 때문에 큰 위안을 받고 희망을 잃지 않는데 늘 사랑 속에서 있어야 하는 타냐는 마침내 알피의 사랑에 자신을 맡긴다. 그리고 두 모자는 알피의 도움으로 수용소를 탈출한다.
기록영화식으로 만들었는데 매우 차분하고 조용하며 은근하니 이야기와 분위기가 조성된다. 사실성과 함께 로맨틱하고 감정적인 것이 잘 조화를 이뤄 잔잔한 감동이 슬그머니 마음에 다가온다. 비관적인 것 속에서 낙관적인 것을 이끌어낸 파웰 팔리코우스키 감독(각본 겸)의 마음과 솜씨가 가상하다. 연기들도 좋고 겨울바다와 쓸쓸한 마을을 찍은 촬영도 아름답다. 영국 영화. 등급 없음. Shooting Gallery. 3월8일까지 시네플렉스 오데온 페어팩스(베벌리와 페어팩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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