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세기 첫해 100세 맞은 정복진 할머니
"이렇게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무튼 만복을 받으세요"
21일 정복진 할머니의 100세 장수축하잔치가 엘몬테 가브리엘장로교회에서 열렸다. 할머니의 앉은 키는 큼직한 백설기 떡에 가려 잘 보이지 않을만큼 작았지만 주름이 자글자글한 얼굴에는 100년의 세월을 넘어선 온유함이 깃들어 있었다.
1901년 1월 21일 경기도 고양 생. 한세기를 살아 새천년을 맞았다. 72년 딸네들 따라 미국으로 이민온 정 할머니는 89년 11월 71년동안 동고동락해온 남편과 사별한 뒤 자녀들 가까이 있는 노인아파트에서 큰 딸과 이웃해 살고 있다.
몇 년전까지만해도 우리노래 ‘고향의 봄’과 좋아하는 찬송을 즐겨부를만큼 정정했던 할머니는 근래 귀가 어두워져 남의 말을 잘 듣지는 못하지만 잔치에 온 사람들에게 ‘만복을 받으라’고 덕담을 전하는 목소리는 여전히 쩌렁했다. 요즘도 날마다 아침기도, 신문읽기, 성경읽기는 거르지 않는 할머니의 일과다.
할머니가 100세 장수다보니 1남 3녀 자녀들도 환갑을 지낸지 오래다. 큰 딸 한영주(71·미국명 벳시)씨는 정할머니와 같은 노인아파트에 사는 ‘할머니’고 이날 잔치가 열린 가브리엘 장로교회 사모인 둘째딸 노영민(64·에스더)씨도 2세대 할머니인 셈이다. 손자손녀만 12명에 증손 4명을 보아온 정 할머니는 또 몇 달후면 막내아들 정영학(55)씨의 며느리가 출산할 배냇 증손을 보게된다.
이날 잔치에는 자손과 친지, 교인들 100여명이 모여 찬송과 축송을 부르며 정 할머니의 장수를 축하했다. 노인부터 꼬마까지 자손들이 할머니와 함께 백설기를 자르는 모습은 미국이민 올드타이머인 할머니가 뿌리내린 결실, 다복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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