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가 악화됨에 따라 고국으로 돌아가는 한인유학생들의 ‘유-턴’ 현상이 일고 있다. 최근 원-달러 환율 급등을 비롯한 각종 요인으로 한국의 경제 상태가 날로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의 미국 행 유학생 수가 급감하고 있으며 이미 유학 온 학생들은 한국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미국행 유학생 수는 지난 98년 한국의 IMF 사태 이후 크게 줄었다가 조금씩 늘기 시작, 지난여름까지 거의 예전 수준을 회복했으나 한국의 경제가 다시 악화되자 유학생들의 ‘유-턴’ 현상이 빠르게 재현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한국으로부터의 송금이 부족한 유학생들이 학교를 중단하고 직업을 찾아 나서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밝혀졌다.
뉴저지 럿거스 대학에 재학중인 김강일(23)씨는 "한국의 경제 사정으로 학비를 마련하기가 지난해에 비해 배로 힘들어진 것 같다"며 "한국 경제가 빠른 시일 내에 호전되지 않는 이상 다음 학기부터는 커뮤니티 대학으로 옮길 생각"이라고 말했다.
학비가 비싸기로 소문난 뉴욕대학(NYU)에 다니던 홍모(20·여)씨는 이번 학기 휴학계를 내고 인근 카페에서 종업원으로 일하고 있다.
홍씨는 "부모님이 송금해주시는 돈으로는 수만 달러의 학비를 도저히 감당할 수가 없다"며 "다행히 잘 알고 지내던 인근 카페 주인의 도움으로 취직이 돼 내년 가을까지 돈을 벌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편 맨하탄 소재 S 유학상담소에 따르면 올 겨울 들어 유학상담이 약 40% 정도 감소했다. 이 유학원의 한 관계자는 "보통 한국의 수능시험이 끝난 요즘은 한국에서 대학진학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한 학생들을 중심으로 미국 유학 문의가 크게 늘어나야 할 시기이지만 올해는 문의가 상당히 줄었다"고 밝혔다.
유학생들의 이같은 감소 추세로 뉴욕시 일원 한인유흥업소가 큰 타격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손님 중 30% 정도가 유학생들인 맨하탄 소재 R 가라오케의 업주는 "지난 IMF 사태 당시 입증된 바와 같이 뉴욕 한인사회의 경제는 한국 경제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며 "가게를 찾는 유학생들로부터 많은 친구들이 한국으로 돌아갔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미 국제교육연구소(IIE)의 통계에 따르면 1999-2000학년도에 한국 출신 미국 유학생은 4만1,000여명에 달했으나 한인 교육 관계자들은 한국의 경제사정이 호전되지 않을 경우 내년에는 이 숫자가 크게 줄어 3만 명 대까지도 떨어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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